오랫만에 바다를 찾았다.
"바다는 파랗다"는 고정관념.
하지만 내 앞에 펼쳐진 바다는 파랗치 않았다.
잿 빛을 잔뜩 머금은 우울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 옛날 신병훈련소에는
연병장 끝 화장실 뒷편으로 바다가 있었다.
그 때 역시 바다는 파랗지 않았다.
장마철에 접어 들었던 그 해 여름
바다의 색깔은 시시각각으로 변하였다.
어쩌면 그 당시
내안에서 꿈틀대던 다양한 감정의 변화들이 녹아든 색채였을거다
그래서 였을까.
그 색깔들은 짙은 회색톤이 대부분이었고 밝은 것은 없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때처럼 지금도 밝은 색채들을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는 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할런지....
최근 베스트셀러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르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었다.
赤, 靑, 白, 黑 사이에서 색깔이없어 아쉬움을 갖는 주인공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사람들의 모습이 아닐런지.
하루키의 책을 접할 때마다 참 맛갈스럽게 글을 쓴다는 생각을 또 한번 갖게한다.
빛이 만들어내는 색채보다는 나의 깊은 내면에서 생성되는 신비로운 색조에 대해 생각해본다.
추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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