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치유의숲' 주차장 코너에는 커피, 티, 그리고 특별한 선물을 파는 '차롱가게'가 있다.
'차롱'은 제주지역에서 빙떡이나 빵등 음식을 담기위해 습기에 강하면서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대나무 재료로 만든 바구니를 말하는데 호근마을에서 운영하고 있는 차롱가게에서는
호근마을 고 김희창(무형문화재'구덕장') 할아버지의 차롱 유작들을 전시하고 있다.
치유의 숲을 걷고 나와 차롱가게에 들렸다.
테이블이 단 3개뿐인 작은 가게인데 한 분은 헤드폰으로 무언가 듣고 있는 남자 두분이 창가쪽에 앉아 있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올때 쯤 그분들은 택시를 불러 시내로 나가려고 카운터에 문의중이었다.
카운터에 계신 분은 택시가 안 올 수도 있다 했나보다 -'마르타'는 귀가 밝음-
내 의견도 물어보지 않고 '마르타'는 어디까지 가냐며 태워 줄 수 있다는 호의를 베푸는데
내 구겨진 표정을 본 두 양반은 괜찮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찜찜하다. 나만 나쁜 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차를 마시고 서귀포 시내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말할 수 밖에..
'마르타'가 가게에서 파는 '제주개역(제주보리미숫가루)'를 한 봉지 사서 결재를 하려고 하는데
헤드폰을 쓰고 있던 남자가 선뜻 일어나 결재를 한다.
참 센스 있으신 분이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서귀포 올레시장까지 태워다 주면서 몇마디 대화를 했다.
3주정도 제주에서 머물려고 왔는데 가는 날짜는 미정이란다.
오늘도 올래7코스를 걷다 외돌개쯤에서 점심을 먹곤 방향을 이쪽으로 틀었다 했다.
시작했으면 올레길도 종점까지 가고야마는 내 취향과는 다르다.
1년살기를 왔어도 우리는 가는 날짜가 정해져 있는데 이 양반들은 모른단다. 그만큼 모든 것이 열려 있다.
우리도 묵은적이 있는 서귀포 신신호텔에서 1주일을 보냈고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인데 그 역시 미정이다.
내일은 성판악에서 한라산을 오른다는데 급한게 없어보였다.
그냥 마음 내키는데로 흘러가는 두 양반의 느긋함이 재밌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도 여행에 대해선 그런 시절이 있었지만 독고다이였었다. 최고의 베프도 나와 함께할 여유는 없었다.
돌아오면서 친구인듯한 두사람에 대해 '마르타'와 추축을 해본다.
'마르타' 생각으로는 우리보단 나이가 어린, 많아봐야 60대 언저리가 아닐까 했다.
정년퇴직들을 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제주를 찾았을까? 막역한 친구처럼 보이기도 했다.
왠지 나보다 한 수 위인듯한 그들의 여유로움이 부러웠다.
안덕면 중산간에 있는 '서귀포시축협판매장'을 들려 투뿔 등심을 샀다.
그들을 보면서 왠지 내가 최애하는 안주로 '참이슬'을 축내야할 듯 싶었다.
필연일까?
오랫만에 그 친한 베프로부터 전화가 왔다.
요샌 술만 먹으면 운단다. 시장 상인들로부터 '울보'라고 소문이 날 정도라 했다.
'폭싹 속았수다'를 봤나? 년초에 노처녀 시집 보내서 홀가분하다 하더만 그게 아니었나?
살다보니 워크홀릭이 된 친구다. 뭐가 그리 중요한디!!!
일만 하지말고 마누라 동반해서 제주에 오라했다.
치유의 숲 '차롱가게'
2025. 4. 15..



전시되어 있는 '차롱'

보리개역라떼와 수제댕유자차를 주문했다.


'서귀포시축협판매장' 오늘의 가격


득템을 했다 해야 하나? '제주개역(제주보리미숫가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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