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미니벨로를 알게 되었다.
벨로(vélo)는 프랑스어로 자전거라는 뜻이란다.
즉, 미니벨로(MINI VELO)는 말 그대로 직역하면 작은 자전거라는 의미인데
인터넷을 뒤져보곤 제품의 다양성에 놀라고 두터운 마니아층에 또 한번 놀란다.
자전거를 일상생활에서 잊고 산게 오래 됐다.
20년전쯤, 아니 그 이전 이었나?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그 옛날 타봤던 적이 있었던건 맞는데.
하지만 낯선 곳에서 홀로 서있는 자전거와 마주칠 때마다
걸음을 멈추게했던, 그리고 카메라를 꺼내 들었던 일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친구와 같은 정감이 들었고 또 다른 세상으로 나를 데려다 줄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곤했다.
자전거 혼자 모델이 된 많은 사진들이 나의 블로그 안에서도 숨쉬고 있다.
그 언젠가 1월 몹시 추웠던 날 경포대 백사장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서 있던 자전거
가을이 짙어가던 그 어떤 날 헬브르궁전 노란 담벼락에서 뒹구는 낙엽과 함께 서 있던 장바구 메단 하얀 자전거
늦은 밤 나가사키까지 갈길멀어 조급해하며 허겁지겁 허기진 배를 채웠던 사세보 어느 식당 앞에 서있던 자전거
작년 12월 비엔티안에서 자전거를 하루 빌려 몇 시간을 탄 것 뿐인데 그 다음 날 사타구니가 아파 고생했던 기억도 있다.
내 취향에는 맞을까? 과연 제대로 탈 수나 있을까?
그것보다 경제적 여건도 생각하지 않고 일을 저질러본다.
영국의 핸드메이드 제품 브롬톤(Brompton) M6R R/L 2014년형을 장만했다.
모델명중 M은 편안한 포지션과 전천후 라이딩에 좋다는 클래식 M-type, 6은 6단 기어
R은 머드가드와 랙이 장착되어 10Kg의 짐을 적재할 수 있다는 R버전
그리고 R/L은 색상인데 도금 시 특수 처리된다는 Raw Lacquer의 이니셜이란다.
동호인 카페에 들어가보면 순정품에 안장도 바꾸고 가방도 달고 등등 추가 비용이 상당히 들어가던데
자전거에 대해 아는게 없으니 차차 생각해 봐야겠다.
우선은 접고 펴는 방법부터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내가 미니벨로에 관심을 갖게되는데 영향을 미친 본당 신부님은 자전거 축성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한다.
신부님은 로드를 타시는데 마니아 수준을 벗어나 광적인 수준이다. 그만큼 자전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또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모델명을 정해 준 큰 딸의 노력도 잊지 말아야지.
자전거 1대 장만하고 꽤 주절거린다.
브롬톤 M6R R/L
201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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