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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14. 7. 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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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

그저 먹먹하게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의 존재를 알리던 시계의 태엽은 그렇게 멈추어버렸다.


외부로의 거동이 불편했던 8개월

그리고 갑작스럽게 입원해야했던 3개월의 병원생활.

돌아가시기 마지막 날

힘겹게 메모지에 쓰시다 만 "집에 가고 시...."

대수롭지않게

"잘드시고해야 갈 수 있죠" 라고 건성으로 말하던 그 순간이 

시리도록 아픈 회한으로 남는다.


2014년6월27일 아버지는 그렇게 나의 곁을 떠나

2000년 8월15일 돌아가신 어머님 곁에 누우셨다.


어머님

그동안 한참이나 외로우셨죠?

조금 늦긴했지만 기쁘시겠네요.


얼마전 10년이상 찍어 PC에보관하였던 사진들이

통째로 날라갔다.

돈을 들여가며 하드를 복구하려 애썼지만

원본사진은 한장도 건지지 못했다.

결국 한장 한장의 이미지로 담겨져 있었을 숱한 사연들이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아버지에 대한 나의 기억도

조금씩 조금씩 잊혀져갈게다.

시간의 진행은 많은 것들을 잊게한다.

그리고나서 또 많은 시간이 흐르고나면 

그 잊혀졌던 기억의 편린들을 끄집어내 내 입맛에 맛게 요리해놓을게다.

미래의 현실에서 느껴야 할 지금 감정과는 다른 그 어떤 달라져있을 내 모습이 두렵다.


아버지.

많은 것들을 이해 못하고 저지른 불충들.

이제야 머리 조아려 사죄하게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하세요.


" 인간이 이렇게 괴로운데, 주여 바다가 너무 파랗습니다 "-소토메에 있는 엔도슈사쿠 "침묵의 비"-

의 글귀가 가슴에 저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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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겨울바다가 보고 싶어 무작정 달려갔던 경포대에서

2009.12.4.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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