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같이 했던 한국인 청년을 아침 식사 때 식당에서 만났다.
미안한게 많았다.
나와 보조를 맞추며 피레네산맥을 넘으려던 그 친구에게 여러번 먼저 가라고 권유를 했다.
다른 사람에게 부담을 주면서 이 길을 걷고 싶지 않은게 내 생각이었으니까.
하지만 내가 염려스러웠던 지 멀어져갈 줄 알았던 그 친구는 중간중간 멈춰서서 나를 기다려 주었다.
비아꼬레 성모자상에 도착해서는 사진도 찍어주며 점심도 같이 했고 레푀데르 언덕까지 함께 걸었다.
그 청년이 말했다.
"독일에서 올 때 비용을 500유로 정도 예상했는데 도저히 안될 것 같다.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하루 걷는 거리를 더 많이 늘리겠다."
사실 신발 상태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고 여러가지로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젊은 혈기로 극복할 수 있을거라 믿어본다.
내가 먼저 출발했기 때문에 중간에 한 번 쯤은 다시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더 이상 볼 수 없었던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비리 성당 앞 광장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며 오랜 시간을 보냈는데 만나지못한걸 보면
아마도 마을에 들어오지 않고 이동을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2일차는 수비리에서 걸음을 멈춘다.
나 역시 같은 계획이었지만 조금 더 걷기로 생각을 바꿨다.
나의 모난 성격이긴 하지만 이틀동안 걸으면서 낯이 익은 분들과 계속 마주치는게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수비리를 벗어나자 걷는 순례자도 드물었고 한 낮의 열기도 뜨거워 잘못 생각한건 아닐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라라소냐 마을에 도착해서는 아! 잘왔다.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정감이 가는 동네였다.
7시50분경 론세스바예스에서 출발하며
2016. 4. 26.
헤밍웨이가 머무르며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집필했다는 동네 부르게테다.
론세스바예스에서는 3km정도다. 8시25분경 이 지역을 통과했다.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의 혼잡함에 거부감이 있다면 조금 더 걸어서 이 곳에 머무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다.
부르게테의 교구성당 바리의 성 니콜라스 성당이다.
부르게테를 지나면서부터는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로 아름다운 순례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9시10분경 도착한 에스피날 마을의 모습이다.
산 바르톨로메 성당의 모습
마을 초입에 있는 카페들은 힘들은 순례객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할 때가 많았다.
론세스바예스에서 20km정도 에로고개 인근에 있는 이동식 카페다.
수비리 마을 초입에 있는 다리의 모습이다. 오후 1시5분 도착했다.
수비리 마을 중앙에 있는 성당 앞 식당에서 순례자메뉴로 푸짐한 점심 식사를 했다.
수비리 마을에서 5.5km를 더 걸어 도착한 라라소냐 마을이다.
3시30분이었으니까 28.5km를 걷는데 7시간40분이 소요되었다.
라라소냐 무니시팔의 모습이다.
본관 숙소가 가득 차 인근에 있는 별관으로 침대를 배정 받았다. (bed 8유로)
별관의 모습
제일 먼저 빨래를 해서 빨랫줄에 널을 때에는 여유가 많았는데 어느새 꽉 찼다.
성당 앞 광장에 있던 카페의 모습이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제일 먼저 한 것이 이 카페에 들어와 시원한 맥주를 마신 것이다.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마켓의 모습인데 마당에 있는 태극기가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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