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걱정들을 하며 살아간다.
그중 스스로 해결이 가능한 것은 불과 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말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또 새로운 걱정거리를 만들고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건전한 걱정은
두려움이나 회피가 아닌 스스로 극복하고자 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다.
피레네산맥을 넘는 것에 대한 걱정거리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기 때문에
설령 힘들었다해도 그 강도를 완화시켰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카미노길을 걷겠다고 생각하는 진정한 순례자들이라면
첫 날부터 차선책을 찾으려는 편법보다는
정석으로 돌파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꼈던 것처럼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어요 !" 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흘러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차이는 있겠지만, 내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한국의 높은 산을 오르는 것보다는 한결 수월했던게 사실이다.
피레네 산맥
2016. 4. 25.
십자가상 근처인데 해발 1,230미터다
노란표지판에는 Bentarte가 1.6Km, 걸어서 25분이 걸린다고 적혀있다.
생장에서 18km 정도 되는 지점인데 산티아고가 765km라 적힌 투박한 느낌의 표지석이 있다.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서 유일하게 식수원을 구할 수 있는 "롤랑의 샘"이다. 산티아고 표지석 근처에 있다.
13시쯤 이 곳을 통과했는데 이 지역이 프랑스와 스페인의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앙상한 가지들, 밟을 때마다 쿠션으로 기분이 좋아지는 납엽군들
그리고 잔설등 아직 봄을 기다려야하는 풍경들이 연속해서 이어진다.
길 옆에 있는 무인 대피소의 모습이다.
레푀데르 1,429m라 적혀있는 표시기둥
기둥에서 조금가면 순례길의 정상인 레푀데르 언덕(1,430m)인데 생장에서 시작하여 6시간만인 오후 2시경 이 곳에 도착하였다.
확 트인 정경에 가슴까지 시원해 진다.
언덕에서 바라 본 론세스바예스의 모습들
언덕을 거의 다 내려오면 보이는 산 살바도르 소성당의 모습이다.
순례자들에겐 스페인의 관문인 알베르게 "Collegiale"는 수도원에서 운영하는데
내부를 현대식으로 개조한 대규모 시설이다.
한 칸마다 2층침대가 2개씩 놓여 있는데 나는 2층을 배정 받았다.
인터넷에서 보니 어떤 분은 2층에서 자다 떨어져 병원 신세까지 졌다 하던데 정말 침대에 난간이 없었다.
분명 피곤도 하고 뒤척이다 보면 떨어질 개연성도 없지 않아 있을텐데, 난간이 없는 2층 침대를 배정 받을 때마다 긴장을 하곤 했다.
<숙소 12유로, 접수할 때 저녁(10유로), 아침(3.5유로)도 식사 여부를 물어보고 전표를 같이 끊어 준다>
아침은 굳이 여기서 시간에 맞춰 줄을 서가며 먹을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출발 후 밖에서도 먹을 만한 곳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일찍 도착해서 오후의 따쓰한 햇 빛을 쪼이며
늦게 도착하는 순례객들의 지친, 그러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산따 마리아 왕립성당이라 한다. 저녁 8시에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있다.
저녁식사는 일본인 3명과 합석해서 같이했는데 식사가 늦게 나와 디저트는 먹지 못하고 미사에 참석했다.
미사가 끝나고 나오다 보니 성당 뒷 편에 식사를 같이했던 일본 여자분이 기다리고 계시다 악수를 청한다.
식사를 함께 끝까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나보다.
성당 제대의 모습
야고보 성인의 모습이다.
성당 지하에 있는 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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