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르드에서 바욘까지 12시23분에 출발하는 기차가 전광판에 뜨지 않는다.
안가는 이유를 모른단다. 아마도 파업일거라고만 말한다.
14시경 기차도 결행이고
18시14분 출발하는 표로 대체해준다. (루르드-생장 기차 사전예약 : 20.1유로)
생장 피트포르에 일찍 가서 여유있는 시간을 보내려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와이파이도 안되고
결국 호텔로 돌아와 와이파이를 잡아 집에 연락하곤 다시 성지로 갔다.
첫 날 정신없이 사진만 찍었던 성당에 앉아 묵주기도를 바친다.
사실 급할 것도 없는데 시간에 쫓기듯 보낸 성지에서
다시금 묵상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려고 이 곳에 더 머무르게 한 것 같다.
근 5시간 이상을 성지에서 보낸 후 다시 역으로 가 바욘행 기차를 탔다.
바욘까지는 복도처럼 통로가 있고 6명씩 앉을 수 있도록 칸막이가 설치된 기차였는데 속도는 매우 느렸다.
1시간 반 정도후 바욘에 도착했고 다시 1시간여 이상을 기다린 후 생장행 21:10 기차를 탓다.
트램처럼 양쪽에서 운전이 가능한 길이가 긴 1칸(어쩌면 2칸)짜리 기차였던것 같은데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순례객들이 많았다.
기차만 결행하지 않았다면 15:54분에 도착했어야 할 생장에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야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었다.
어두운 밤길이었지만 길을 잘 아는듯한 외국인 청년을 따라가 쉽게 사무실을 찾을 수 있었다.
일요일, 밤 늦은 시간인데도 3명의 봉사자가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다.
마지막 기차가 들어 올 때까지는 순례자들을 위해 봉사를 한다.
그중에는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도 있어서 숙소를 추천해주는 것은 부담을 갖는 듯 했다.
내일 넘을 피레네산맥에 대한 안내와 알베르게 명부, 추천하는 일정등의 유인물도 받고
크레덴샬에 도장도 찍었다. 숙소도 추천을 받아 위치를 확인했다.
사무실을 그냥 나올 수가 없어 도네이션으로 5유로를 내고 순례길내 함께했던 조개비도 1개 골랐다.
내가 머무른 알베르게는 건물번호 21번 "Le Chemin vers L'etoile" 였는데
아침 포함 15유로 -커피 값은 1유로 별도- 였던 것 같다.
방을 같이 사용한 4명중 한명은 한국인 젊은 친구로 현재 독일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대충 정리하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이제 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산티아고 순례를 마치고 다시 생장으로 돌아왔다는 네덜란드 흑인 친구의 코고는 소리 역시 한 몫 거든다.
밤 11시를 훌쩍 넘겨버린 시간이었다.
바욘(Bayonne)역
2016. 4. 24
바욘역 주변의 모습들
생장 피트포르에서 묵었던 알베르게
알베르게 주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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