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세스바예스까지 하루에 가지 말고 오리손산장에서 1박을 한다음 피레네 산맥을 넘어야 하나?
아니면 배낭은 론세스바예스까지 동키서비스로 배달을 시키고 가벼운 몸으로 피레네 산맥을 넘는게 좋을까?
새벽에 몇 시에 출발해야 어둡지 않게 도착할 수 있을까?
갑자기 기상악화로 시세언덕길이 통제는 되지 않으려나?
인터넷과 책으로 정보를 얻으면서 가장 걱정이 많았던 코스다.
생장의 고도는 해발 200미터도 채 되지 않는 낮은 지대다.
이 곳에서 출발하여 피레네 산맥에 위치한 해발 1,410미터 레페퇴르 언덕을 넘어
해발 950미터인 론세스바예스까지 가야한다. 그 거리만도 27km나 되고
경험한 순례자들의 의견도 분분하니 여러가지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산티아고를 거쳐 묵시아, 피스테라까지 37일 일정을 계획하고 왔는데
첫 날 시작부터 몸에 무리가 온다면 그보다 난감한 일은 없을테니까 말이다.
사실 한국에서 10여km이상 걸어 본 경험도 별로 없고 그런 날은 녹초가 되었던 기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슨 배짱이었는 지
숙소에서 느즈막하게 일어나 부실하게 차려놓은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물 한병만 챙기고는
10여kg 배낭을 짊어진 체 900여km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었다.
아마도 같이 하룻밤을 보낸 건장한 한국청년이 있었기에 의지가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아침 8시경 출발해서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20분이었으니까
7시간20분만에 걱정했던 것보단 훨씬 수월하게 가장 힘든 코스를 소화할 수 있었다.
날씨는 화창했다. 단, 온도는 낮아 얇은 장갑만으로는 손가락까지 보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고지대에서는 카메라를 꺼내 셔터를 누르기도 쉽지 않을 만큼 손이 시리고 얼얼했다.
이때만이 아니라 보온장갑의 필요성은 순례길 내내 느꼈다. 생각보다 조석의 날씨는 쌀쌀했다.
생장 피트포르의 모습
2016. 4. 25.
생장에서의 체류시간이 부족한 게 아쉽지만 오늘 갈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지체하기는 어려웠다.
숙소에서 먼저 나와 길가에 배낭을 내려놓고 한국청년이 나올 때 까지 주변 정경을 잠시 둘러 보았다.
배낭 맞은 편이 내가 묵었던 알베르게다.
멀리 노틀담 뒤퐁성당 종탑위의 시계가 8시5분을 가르키고 있다.
그 밑을 통과하는 문이 야고보의 문이다.
왼 편에 오리손산장으로 가는 붉은색이정표가 보이는데 이 곳에서부터 8km를 가야한다.
오전 10시경 해발 800미터에 있는 오리손산장에 도착했다.
여기서 점심때 먹을 빵과 음료수등을 take했다.
오리손산장에서 4km를 더 올라가 해발 1,100미터 고지에서 만날 수 있는 비아꼬레성모자상이다.
이 곳에 도착한 시간이 12시20분경이었는데 주변으로 넓은 고원이 펼쳐져 있고 전망도 좋다.
성모자상까지 가서 사진도 찍고 오리손 산장에서 사 온 음식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성모자상 주변의 풍경들이다. 많은 순례자들이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한다.
멀리서 바라본 성모자상의 모습
아마도 티바울트 십자가상 같은데
비아꼬레성모자상에서 4km정도 더 올라가면 만날 수 있다. 13시 20분경 이곳을 통과했다
카미노 2일차(론세스바예스~라라소냐) (0) | 2016.06.26 |
---|---|
카미노 1일차(생장 피트포르~론세스바예스) #2 (0) | 2016.06.24 |
카미노 D-1일(루르드~생장 피트포르) (4) | 2016.06.23 |
32일간 순례자로 살았던 증명서 (0) | 2016.06.21 |
철없는 初老의 또 다른 일탈 (1) | 2016.04.1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