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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 "언어의 온도"

책 그리고 영화

by 僞惡者 2018. 10. 1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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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섬세하고 따뜻하다.

글 속에 작가의 정성과 사랑이 묻어난다.

여성스럽다고나 할까?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보듬어 가며 읽어여 할 것 같았다.

또 사실 그렇게 공들여 가며 찬찬히 책장을 넘겼다.


한글은 아름답다. 그리고 섬세하다.

단, 섬세한 것은 대개 예민하다.  p151


책을 시작하는 서문 첫째줄에도 나오는 글 귀인데 

나에겐 이 책 '언어의 온도'와 같은 느낌으로 읽혔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내용은 밑줄도 긋고,

그중 이거다 싶은 것 한 두개는 블로그에 포스팅도 하고 그렇게 할 의도였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필시 책은 밑줄로 떡칠이 될테고  블로그에는 책 그대로 필사를 해야 할 것 같았으니 말이다.


작가는 삶의 본질에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어렵게 이야기 하기 보다 '사람' '사랑' '삶', 이 세 단어의 유사성을 토대로 말하고 싶다.

사람이 사랑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 그게 바로, 삶이 아닐까? P 123


사랑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말하고 있는 듯도 하지만 

추구하는 이상에 더 가깝게 도달하려는 끊임없는 행위 -결코 쉽지 않은-의 과정으로 이해하고 싶다.


글을 읽는내내 어떨땐 맞장구를 또 어디선가에서는 한 문장에 눈물이 핑돌기도 하면서 

감성에 흠뻑 젖은 시간의 연속들이었다. 

이런 글을 써 준 작가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지인들에게 책을 추천하는 것으로 가름하고 있다.

벌써 책을 출간한 지 2년이나 지났고 새로운 책도 출간한 걸 생각하면 늦은 감도 있지만 말이다.

'이기주'라는 작가가 누군지 궁금해졌고 그의 근황을 알고 싶어 블로그를 찾아 이웃 추가도 했다.

-물론 나만의 짝사랑이지만-


만고불변의 진리가 떠오른다. 늘 술이 문제다. P41

나이 먹고 말만 많아졌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술을 마시면 들어간 알코올 양에 비례해서 쓸데없는 소리도 늘어난다. 

그래서 나 역시 술 얘기로 쉽게 끝을 맺어야 겠다.


작가는  얼큰하게 취해 뇌까리는 어느 선배의 문장이 며칠이나 귓가에 감돌았다 했다.

'기주야, 인생말이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어찌보면 간단해.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 않다가, 결국에는 본인이 산타 할아버지가 되는 거야, 그게 인생이야.' P101


모든 것은 항상 끝매듭이 중요한데

선배의 그날 술자리 마무리는 더이상 부연 설명을 안하는거다.

더 많이 진도가 나가 인생을 논했다면 그게 주정이고,  술이 문제인거다. 

절제된 말의 울림은 클 수 밖에 없지만 술은 그것을 방해한다.

술이 깨고나면 쏟아낸 말들을 다시 줏어 담으며 후회하고 반성했을테니까 말이다.

물론 숫한 나의 경험담이다.

하지만 그 또한 인생이고 사랑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인생의 한 단편이리라.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이기주 저  ' 언어의 온도' 표지

201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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