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숲 속 오솔길 맞은편에서 소때가 무리를 지어 우리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조심해! 소리를 지르며 황급히 길 옆으로 몸을 피했다.
소때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진가 보다.
우리를 피해 길 옆으로 스쳐 지나간다.
다시 길 위로 올라와 조금 걷고 있는데
낙오했던 소 한마리가 겁먹은 표정으로 돌진해 오다 우리를 피해 스치면서 무리를 쫓아간다.
돌발상황에 우리 모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산티아고 순례중에도 여러번 길을 막는 소때들과 마주쳤다. 그때 역시 당혹감과 두려움은 있었다.
하지만 그 때는 소를 몰고 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여기서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이 길을 지나고 있다. 집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사실 우리에게는 낯 선 길이지만 그들에게는 익숙한 곳일테고
자기들 영역에 들어와 있는 우릴 귀찮은 존재로 생각했을게다.
비는 계속 내렸고 바람도 세차게 불어 걷기도 힘들었지만 40여분 동안이나 숲 속에서 머물렀다.
물기를 잔뜩 머금은 푸르른 숲 속은 새로운 생명으로 살아나는 듯 했고,
그 정기가 고스란이 우리 가족에게도 전이되고 있었다.
아마도 지금 이 숲 속에 사람이라고는 우리 가족 밖에 없을 것이 분명했다.
짖궂은 날씨를 짜증내지 말자고 했다. 인적 끊어진 지금이 얼마나 조용하고 좋은가!
곶자왈(Gotjawal)이란 "화산분출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분출되어
요철(凹凸)지형을 이루며 쌓여있기 때문에 지하수 함양은 물론, 보온·보습효과를 일으켜
열대식물이 북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식물이 남쪽 한계지점에 자라는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독특한 숲"을 말한다.
제주도의 동부와 서부, 북부지역에 ‘곶자왈'이라 불리는 지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다.
곶자왈에 대하여 참조할만한 사이트 http://www.gotjawal.com/
화순 곶자왈은 해발 492m인 병악에서 시작해 화순리 방향으로 총 9km를 소금악까지 이어지는데
해안까지 연결되는 유일한 곶자왈이다.
마을 주민들이 만든 생태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전망대에서 산방산을 거쳐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2018년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하였다.
생태탐방으로 조성된 숲길은 기본순환코스가 2km정도로 30~40분 소요되며, 입장료는 없다.
제주 서귀포시 화순 곶자왈
2019. 5. 18.
소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길 건너편에도 산책로가 있다.
시내버스 타는 곳이 바로 앞에 있다.
이곳에 주차장은 별도로 없는 듯 하고 길 옆으로 차를 주차해야 한다. 들어가면 입구에 간이 화장실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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