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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14. 4. 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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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렇듯이 그녀의 마음속에도 아버지가 흐르고 있다는 걸 나는 비로소 알아차렸다.

"지금 생각하면요, 한 번도 아버지를 한 인간으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녀는 말했다. "쓴 맛은 이를테면 어둠이지!"라던 선명우의 말이 생각났다.

그것은 내 아버지의 "치사해, 치사해......."와 동의어였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은, 아버지이기 때문에, '치사한 굴욕'과 '쓴 맛의 어둠'을 줄기차게

견뎌온 것이었다. 풍수지탄이라 했던가.

이제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나 아버지가 곁에 없다는 사실에서 나와 그녀는 다르지 않았다.


박범신 著 "소금" 본문 중에서


스물이 넘은 자식들조차 

늙어가는 아비에게 빨대를 꽂아 단맛을 느끼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다하는데,

왜? 핏줄이기 때문에.......


과연 나에게 있어서  아버지라는 애증의 단어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수술실 앞 대기석에서 몇시간을 기다리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긴  하루의 고찰



이 소설은 소금밭에서 일하던 인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인은 일사병 - 소금밭에서 염분이 부족하다-

작가는 빈부 양극화의 폐해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


그 언젠가 하늘이 시리도록 푸르던 날 보았던 소금창고가 기억이 난다.

버티기에도 버거울 것 같은 낡은 그 모습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아버지들의 자화상이 실루엣처럼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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