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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4일차(시수르 메노르~시라우키) #1

산티아고순례길

by 僞惡者 2016. 6. 2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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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걷기 시작한 이 길에 대하여 이유를 찾으려 하지 말자.

아니! 이유를 만들려고 억지로 애쓰지 말자.

카미노를 시작하기 전 작은 딸이 보내주었던 동영상을 보며 맞장구를 쳤었다.

시골백수라는 닉네임의 젊은 청년이 카미노를 걷고서 페이스북에 올린 "감옥"이라는 5분짜리 동영상인데

이유라는 감옥에 갇혀서 사는 우리네 피곤한 현실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카미노를 걸은 후 특별한 이유를 만들어 포장 하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

그 또한 카미노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음 내키는데로 하자.

하고 싶을 때 못하고 망설이다 후회하는 짓은 하지 말자.

당초 계획하고 온 일정은 둘째 날부터 틀어져 버렸다. 계획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여기서 걷는 것은 단순하다.

오늘 어디까지 걸을까? 어디서 잘까? 

몸이 따르는데로 하자.

오늘 조금 더 간다고, 아니면 덜간다고해서 특별히 달라질 것은 없다.

좋아질 것도, 그렇다고 더더구나 나빠질 것도....

단, 숙소 분위기도 좋고 코고는 사람이 없는 잠자리가 되기만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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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치는 코골이에 잠을 설치곤 무거운 눈꺼풀로 4일차를 시작한다.

산티아고 순례길 4일차, 오늘은 

7시35분 숙소에서 출발하여 계획했던 것보다 2개 마을을 더 가 시라우키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28.5km, 도착시간은 오후 3시20분경이었다.

 

2016. 4. 28.

 

숙박을 했던 시수르 메노르 지역에서도 저 멀리 산 위에 있는 풍력발전기는 보였다.

괜찮은 풍경이라 생각은 하면서도 설마 저 고개를 직접 넘어 가리라고는 예상을 안했다.

아니! 안 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을거다.

하지만 길은 계속해서 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걷는 내내 양 옆은 밀밭과 유채꽃밭이었다. 초록과 노랑색은 보기에도 괜찮은 궁합이 맞는 배색이었다.

 

 

 

내가 걸어온 길을 되 돌아 본다. 저 멀리 팜플로나가 눈에 들어온다.

 

 

 

 

 

 

 

 

 

걷기 시작하여 6km정도 지점에 있던 사리키에키 마을이다. 8시50분경 이  곳을 지나갔다.

마을에 있던 사도 안드레아 성당의 모습

 

 

 

순례자의 조형물로 유명한 용서의 언덕이라 불리우는 페르돈고개 정상이다. (8.5km, 9:30)

정상에 있던 이동용 카페의 모습

경사가 급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힘겹게 올라오는 순례객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며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준다.

 

고개 위에서 바라본 또 가야할 길이 굽이굽이 산 밑까지 이어진다.

내려가는 길은 자갈 밭이 많았는데 도보길과 자전거길을 구분해 놓은 곳도 있었다.

 

 

우테르가 마을 초입에 있던 성모상

 

우테르가에 있던 카페인데 일하는 아가씨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넨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걸 새삼 느끼게한다.

날씨는 화창했지만 처마 밑 탁자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바람이 차다는 생각을 했었다.(12.5km, 10:40)

 

오바노스 마을을 올라가다 뒤를 돌아보고 찍은 사진이다.

길 중앙에 정성들여 박아놓은 카미노 표시도 기억에 남고 아름다운 마을도 인상에 남는다. (17km, 11:35)

 

동네 중앙에 있던 세례자 요한 성당이다.

 

 

오바노스에서 푸엔데 라 레이나 까지는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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