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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5일차(시라우키~로스아르코스) #1

산티아고순례길

by 僞惡者 2016. 6. 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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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밑도 끝도 없이 묻는 질문에

   "글쎄!" 라고 말했다

"좋아?"

"잘 모르겠어." 이제 3일차가 끝났는데 사실 잘 감이 오지 않는게 사실이었다.

"좋아질거야.!" 확신있게 말하며 씩 웃는다.

저녁미사를 보고 돌아오다 숙소 앞에서 또 우연치 않게 마주쳤을 때의 대화내용이다.

 

키가 170cm도 넘을 것 같은 건장한 아가씨였는데 가끔씩 마주쳤다.

키 만큼이나 배낭도 커서 눈에 잘 띄었지만 그보다는 항상 혼자였기에 더 빨리 알아 볼 수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바욘역에서 생장가는 기차를 기다릴 때 옆에 앉아 있었고

생장에서 내려 어두운 밤길을 헤집고 순례자 사무실을 찾아 갈 때도 옆에 있었다.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에서는 맨발로 광장에 앉아 책을 읽는게 눈에 띄었고

수비리에서는 옆 테이블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사실 당초 계획은 수비리에서 1박을 하려 했는데 좋은 알베르게가 있다며 같이 가자고 권유하는 

친절한 분 -정말 진심으로 좋은 것을 같이하고픈 생각으로 말씀하시는 분이었다-이 부담스러워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마침 옆에 있던 그 아가씨에게 팜플로나 가는 길을 물었다.

레스토랑 앞 큰 길 좌측이나 우측일 줄 알았는데 

수비리에 들어 올 때 건넜던  동네 초입에 있는 다리를 다시 건너서 가야한다고 알려준다.

라라소냐에서는 저녁 무렵 성당 앞 광장에 있는 것을 보았고

시스루메노르를 갈 때는 나바라대학 근처에서 우연치않게 만나

양 옆으로 유채꽃밭이 흐드러진 4km의 도로를 간격을 두고 걸었다.

어쨋튼 내가 그 아가씨를 볼 때마다 혼자였는데 3일동안 서로를 알아 볼 수 있을만큼 낯이 익었다.

무리하게 더 많이 걷지않고 4일차를 푸엔테 라 레이나쯤에서 시작했으면 또 볼 수도 있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어느나라 사람인지, 이름은 뭔 지 -사실 이름은 들어도 뒤 돌아서면 잊어버렸지만- 왜 왔는지?

그런건 중요치 않았다.

"어때?' 그 말 속에 모든게 함축된 듯한 느낌이었다.

좋아질거야! 

맞다. 걸으면 걸을수록 점점 더 좋아질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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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5일차 ,오늘은 시라우키에서 7시10분경 출발, 로스 아르코스에 오후 4시20분경 도착, 36km 정도 걸었다.

역시 무리하게 오버페이스를 한 날이다.

 

2016. 4. 29.

시라우키를 쉽게 떠나기가 아쉬워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 후 출발했다. 

언덕을 내려와 멀리 보이는 붉은색 다리를 건넌 후 산길을 따라 걷는다.

 

내려오면서 돌아다 본 시라우키의 모습, 동이 트고 있는 주변은 정적만 감도는 듯 했다.. 

고속도로 위로 통과할 수 있도록 설치된 빨간색 다리를 건너면서 내려다 본 모습, 

시원하게 뚫린 도로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차량 소통은 그리 많지 않다.   

고속도로 오른편 쪽 옆으로 난 비포장 좁은 길이 순례길이다.

 

2개의 비포장 길이 있다. 직선으로 뻗은 길로 가면 더 쉬울 수 있는데

순례길은 폭도 좁고 휘감아 돌아간 만큼 더 걸어야 한다.

세상의 이치라면 분명 왼편 곧은 길을 택할텐데, 불편을 마다않고 오른편 굽어진 길을 택하는 순례자들.

이런 것이 카미노이기에 볼 수 있는 풍경일것이다.

 

로르카(Lorca) 마을에 들어서면서 언덕 위에는 살바도르 성당이 보이기 시작했다.(6.5km, 08:20)

마을 입구에 있던 십자가, 형체를 봐서는 오래 견딜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쌓아놓은  돌들에 정성이 깃들여 있는 듯 했다.

 

동네 앞 중앙광장, 순례자들을 위한 식수대에서는 물이 꽐꽐 쏟아진다.

이 동네에도 알베르게는 한 곳 밖에 없는 듯 하다.

굳게 닫힌 문, 대부분 알베르게의 체크아웃 시간은 아침 8시까지다.

소박한 동네였는데 마을을 벗어나면서 또 뒤를 돌아다본다.

언제부턴가 걷다가 문득문득 뒤를 돌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다시 보기는 어려운 모습들, 그 곳에 있을 내 흔적들에 대한 작별인사라도 하 듯. 

 

 

 

 

오늘의 두번째 마을인 비야투에르타가 시야에 잡히기 시작한다. (10km, 9:10)

 

 

 

마을은 생각외로 크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숨쉬고 있는 것들 말, 고양이, 개들이라도 보면서 적막감을 달랜다.

 

성모승천 성당이라고 한다. 

마을을 벗어나면서 보았던 성미겔 성당의 모습인데 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

 

에스테야 초입에 있는 순례자 우물이다. 대부분 동네 중앙광장에 우물이 있는데 

여기는 특이하게 길가에 설치가 되어 있었다. (14.5km, 10:10)

 

어제 같은 숙소에 머물렀던 나이 지긋한 프랑스분이신데 배낭을 실은 수레를 끌고서 길을 가는게 신기해보였다.

순례자 우물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오래된 건물이 보인다.  성 묘(무덤)성당이다.

 

 

 

 

에스테야 구 시가지의 모습이다. 도시가 꽤 큰 규모인 것 같았다.

언덕 위에 있는 성 미카엘 성당이었던 것 같다. 

언덕을 올라가 계단을 타고 힘겹게 성당 앞까지 갔으나 문이 잠겨져 있어서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미카엘성당에서 내려다 본 시가지 모습

 

구 시가지 중앙 광장에 있는 성 후안 성당의 모습

중앙 광장의 모습이다. 아직 사람들이 모이기에는 이른 시간 인 듯 하다.

 

 

 

 

성 페드로 데 루아 성당의 모습이다. 꽤 많은 계단을 올라가야 입구에 다다른다..

성당에서 초 봉헌을 했다. 

성당 제대의 모습

성당안에는 순례자들을 위한 한국어 안내가 있는데 글쎄 내용이 좀 애매모호한거 같기도 하고.

안내하시는 분이 도장을 찍어주며 국적을 물어본다. 초봉헌도 언제 보았는 지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다.

 

 

 

1시간 조금 넘게 에스테야에 머물다가 이동을 했는데 이 문을 빠져 나가면 구시가지를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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