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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5일차(시라우키~로스아르코스) #2

산티아고순례길

by 僞惡者 2016. 6. 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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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시라우키에서 에스테야까지 14.5km를 걷고

오후에 다시 에스테야에서 부터 로스 아르코스까지 21.5Km를 걸었더니 몸에 무리가 많이 왔던 것 같다.

더더구나 에스테야에 도착해서는 성당들과 시내를 둘러 보느라 많이 걸은 상태였는데

 햇빛이 강한 오후 시간대에 또 이동을 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몸보다는 마음이 우선했던거 같다.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육체적인것과 정신적인것중에 가중치를 매긴다면

나의 생각은 어떨런지?

 

2016. 4.29

에스테야 외곽을 벗어나 경사가 완만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아예기에 도착하는데 

획일적인 모습의 새로 형성된 듯한 주택단지는  에스테야의 bed town 같은 느낌이 들었다. (16.5km, 11:25)

 

 

아예기의 언덕 위에는 빨간  벤치들이 몇개 놓여 있는데 연한 갈색톤의 동네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언덕 위에서 멀리 이라체 수도원이 보인다.

 

포도주  제조업체 보데가스 이라체의 벽에 붙은 수도 꼭지에서 포도주가 나오는 곳, 그 유명한 포도주의 샘에 도착했다. 

(17.5km, 11:35)

왼 쪽은 포도주 (vino), 오른 쪽은 물(agua)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다.

컵이 없는게 못내 아쉽다. 물병 뚜껑에 포도주를 담아 마셔본다. 

술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술이 맞는 지 사실을 확인하는 거다. 

 벽을 통해 수도꼭지에서 레드와인이 나온다는게 얼마나 신기한가?

수레를 끌고 온 프랑스 친구도 그리고 나도 술 맛을 느끼며 웃었다. 

포도주 샘 바로 윗 편에 있는 이라체 수도원의 외관 모습이다.

건물 규모는 크다. 하지만  안에는 특별한 장식이 없다. 

이유야 어찌됐건 나는 이 곳이  청빈한 수도원이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화려함이 싫다는 것이 아니라 

이 곳은 그만큼 민중의 땀과 피를 착취하지 않은 곳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으니까.

그런 선행 덕에 벽에서 포도주가 나오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결코 포도주 회사의 마케팅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14처도 특별한 것 없이 십자가가 전부다.

 

 

옆에 있는 소성당 내부의 모습

 

성당 내부에는 사각형 통로가 있고 그 안 쪽으로 정원이 있다.

 

수도원 앞에 조성된 정원의 모습

수도원 사이로 난 사잇길이 계속 이어지는  카미노 길이다..

수도원에서 5분 정도 가면 로스 아르코스로 가는 2개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대부분 순례자들이 아스케타를 통과하는 긴 코스를 선택한다.

 

 

걷는 내내 많이 느꼈던 것은 자연의 아름다움 보다는 마음의 평온을 줄 만큼 고요함이었다.

 

 

 

 

멀리 언덕 위에 아스케타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스케타 마을의 모습이다.(22km, 12:55)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은 경사가 상당한 언덕위에 있다. 밑에 보이는 동네가 아스께타다.

 

멀리 산 꼭대기에 보이는 게 몬하르딘 성이다.

 

무어인의 샘 뒷 편에 보이는 종탑이 산 안드레아 사도 성당이다.

 

 

마을 이름도 긴 비야마요르 데 몬하르딘에 도착해서 

이 곳에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로스 아르코스까지 갈것인가를 놓고 갈등을 많이 했다 (24km, 13:45)

지금까지 걸은 것의 절반인 12km를 더 가야하는데 무리일 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내리막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더 가기로 결정을 했지만

지금 다시 결정을 해야 한다면 분명히 이곳에서 멈추었을 것이다. 

 

 

 

 

 

멀리 지나쳐온 성과 마을이 보이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몸에 무리는 가는 것을 느끼지 못했었다.

하지만 오후의 뜨거운 햇빛과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던 지루한 길은 더욱 몸을 지치게 만들었다. 

 

 

 

 

 

 몬하르딘에서 출발하여 1시간반 정도 걸었을 때 만난 이동식 카페였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체력이 너무 고갈되어 있었다. 여기서 신발까지 벗어가며 휴식을 취했다.

 

 

 

 

 

로스 아르코스에 들어오면서 안도의 숨을 쉴 정도로 몸은 녹초가 되어 있었다. (36km, 16:20)

 

숙박을 했던 무니시팔 isaac santiago 알베르게 (bed 9유로, 아침 3.5유로)

싼타마리아 성당에서 오후 8시 순례자들을 위한 미사가 있었다. 

제대가 화려한데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께서  순례자들이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불을 환하게 켜주신다. 

성당 앞에는 레스토랑, 카페가 있었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마켓도 보였다.

이 곳 레스토랑 야외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지친 몸을 추스렸는데

론세스바예스 이후 거의 보지 못했던 한국인 순례자들을 거리에서 많이 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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