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비가 오락가락 한다.
숙소에 도착한 후 잠시 지나서는 세찬 비가 퍼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날씨를 짜증낸건 나의 편견이었다.
나무 하나 보기 어려운 고원을 11km나 그것도 가장 뜨거운 시간에 걷는데
햇빛이 없다는게 그리 고마울 수가 없었다.
누군가 시로 읊었던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다. 라는
비가 오거나, 해가 뜨거나..
정말로 그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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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12일차, 오늘은 부르고스에서 온타나스까지 32 km를 걸었다.
2016. 5. 6.
6시 숙소의 불이 켜지면서 관리하시는 분이 기상을 알린다.
오랫만에 숙면을 했다. 2층에 아가씨가 올라가는 것도 모르고 잠에 빠졌으니...
돌아 다니면서까지 잠을 깨운 덕에
일찍 6시55분 숙소문을 나선다. 기온은 9도. 며칠전보다는 많이 올라간 온도다.
부르고스 대성당을 왼 편으로 두고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구시가지를 빠져나간다.
30여분 이상을 걸어 부르고스 도심지를 완저히 빠져 나왔다.
도심을 빠져 나올 때 까지 같이 했던 사람들의 무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흩어진다.
카미노 길의 진정성은 무엇인지?
더불어 사는 삶 아니면 나 혼자 만이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
간간이 뿌리던 비가 타르다호스 마을에 들어 오면서 더 세차게 뿌려대기 시작했다. (11.5km, 08:55)
마을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빗줄기가 약해지기를 기다렸다.
라베 데 라스 칼사다스 마을에 도착했다. (13.5km, 09:40)
모나스테리오 성모성당을 지나면서 마을을 벗어났다.
라베 데 라스 칼사다스에서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 까지는 고원지대 밀밭 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멀리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 마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곳부터 시작되는 내리막 길의
경치는 아름답다. 나도 언덕 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10:45)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 마을에 도착했다. ( 21km, 11:15)
산 로만 교구 성당이다. 성당 앞에는 무니시팔 알베르게가 있다.
성당 앞에 수탉 조각 탑이 세워져 있다. 교회의 상징물이긴 한데 실물 모형의 탑은 이채롭다.
일찌감치 하루를 마감하고 휴식을 취하는 노부부의 여유로운 모습.
알베르게에 들어 갈 때는 현관에서 등산화를 벗고 간편한 신발로 바꿔 신어야 한다.
거의 대부분 숙소가 예외없이 등산화를 벗어야 하는데 아마도 청결, 위생 문제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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