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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22일차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오 세브레이로)

산티아고순례길

by 僞惡者 2016. 7. 1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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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의 무게가 부담이 되지 않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 8kg이 훨씬 넘었다.

자기 몸무게의  십분의 일 정도로 짐을 최소화 해야 한다.

삶의 무게가 그 안에 담겨져 있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등등

인생사를 논하는 철학적 얘기까지  숫한 글을 접하며 걱정을 많이했는데

등에 메고 함께 걸으면서 언제부턴가 일체가 되는 느낌이다.

몸상태가 좋을 때는 배낭도 새털처럼 가볍고

내가 지쳐 있을 땐 배낭 역시 물 먹은 솜처럼 처져 있었다.

무게에 연연하지 않고 마실 물이며 과일, 간식거리등을 더 꾸겨 넣기 시작했다.

언제라도 꺼내서 먹을 수 있다는 포만감은 

조금 더 무게가 나가는 것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매력적이다.

삶의 무게도 무조건 버린다는 의미보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욕심만 아니라면

좀 무거운들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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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22일차는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에서 

오 세브레이로(O Cebreiro)까지 30.5km를 걸었다.

 

2016. 5.16.

 

이탈리아 친구들은 6시30분쯤 아침식사를 끝내고 숙고를 빠져 나간다.

항상 그렇듯 그들은 다음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할거고

다른  순례자들 보다 먼저 원하는 침대도 배정 받을거다.

그리곤 서둘러 땀에 절은 옷들을 빨아서 볕 잘드는 빨래줄도 선점할거다.

 이른 새벽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일게다.

나 역시 7시가 채 안된 시간에 출발을 한다. 사진 중간에 있는 황토빛 3층 건물이 내가 묵은 알베르게다.

이 도시는 분지에 형성되어 있고 그 가운데를 강이 관통하고 있다.

도시에 들어오기 위해 고개를 넘었고, 또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반대 편 고개를 올라간다.

순례자 길 과 자동차 도로 경계는 콘크리트 벽이 세워져 있다. 

오늘의 첫번째 마을 페레헤에 들어왔다. ( 5.8km, 7:50)

 

 

 

 

 

 

 

투명한 아침 햇살이 비추어지고 있는 트라바델로 마을에 들어온다. 

진하지 않은 은은한 색조, 그냥 곱다. 그리고 깨끗하다는 느낌이 든다.(11km. 08:40)

순례자 길 왼편으로는 자동차 도로와 고속도로 까지 3개의 도로가 있다.

 

산골 마을들인데 마을간 거리가 짧아 지루한 느낌없이 걷는다.

라 포르텔라 마을이다. (14.4km, 09:20)

 

성당 문이 열려 있어 내부를 볼 수가 있었다.

  

 

도로 갓길을 걸으며 이동하는데 오른편에 암바스메스타스 마을 표시판이 보인다. (16km, 09:33)  

 

베가 데 발카르세 마을인데 쉬면서 간식도 챙겨먹고 마켓에서 과일과 간식거리도 사 배낭에 챙겨 넣었다.

지나오면서 가장 큰 마을 인 듯하다.(18km,10:10)

 

집에서 키우던 포메라니안과 쌍둥이처럼 닮아 있어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웠다.

공예품을 만들어 파시는 블루톤 할아버지도 멋스럽고...

 

루이텔란 마을이다. 산 위를 가로 지르는 고속도로가 인상적으로 보였다. (20km, 10:30)

 

 

 

목가적인 마을 라스에레라이스와  오스피탈을 지나면서 오르막길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산길을 올라와 라파바 마을에 도착했다.  (25km, 12:05)

 

 

 

 

 

 

 

 

 

 

라파마 마을에서 라구나 데 카스티야 마을까지 2.5km 구간은  가파른 경사길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힘이 부친다. (27.5km, 12:50)

이 마을에 단 1개뿐인 알베르게다. 이탈리아 친구들은 벌써 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나를 기다리며 반가워 한다. 같이 점심을 먹었다.

당초 나도 여기서 묵을 생각이었는데 조금 더 걷기로 했다. 

그러면 그들이 내일 머물기로 나에게 알려준  트리야카스테야 마을의 숙소는 내가 먼저 도착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에서였다.

한 친구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운다. 내일 보기로 약속을 하고 작별를 고했다. 

 

 

완만한 경사를 타고 계속해서 오르는 주변에는 붉은색 꽃이 피는 나무들의 군락지였다.

 

멀리 내가 지나온 라구나 데 카스티야 마을이 보인다.

 

1,200여미터 되는 고개 정상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있는 갈라시아 주 경계석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이 고개가 레온주와 갈라시아 주의 경계가 되는 곳이다.  (13:42)

 

갈라시아 주에 들어 오면서부터는 산티아고를 향한 표시석에 남은 거리가 표시되기 시작했다.

첫번째 본 표시석에서의 남은거리는 160,948km였다. 

 

 

 

 

 

오 세브레이로 마을은 1,200여m  고지 위에 있는 마을인데 일반인들도 많이 찾아 오는 관광지다.

자동차로도 쉽게 올라 올 수 있는 넓은 도로가 이 마을을 통과한다. (31.5km, 14:05)

 

 

 

갈라시아 지방의 대표 음식중 하나인 문어 요리를 홍보한다.

내가 묵은 무니시팔 Xunta de Galicia 알베르게인데 대규모 시설이었지만 

오후 늦게 도착한 순례자들은 자리가 없어 되돌아 가야했다. (bed 6유로) 

산타마리아 라 레알 성당이다.

 

 

 

 

세계 여러나라의 성경책을 진열해 놨는데 물론 한국의 성경도 있다

상단 좌측이 한글 성경이다.

늦은 저녁 도로변 석축을 쌓아 놓은  난간에 앉아 술을 마시며 바라보던 주변의 풍경들은

이 마을이 고지대에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람들은 낮은 곳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찍었다.

높은 곳에 내가 서 있다는 희열은 어쩌면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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