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숙소에 도착하면 꼭 그 삼인방이 먼저 와 있다.
내 또래 아니면 그 이상일지도....
키도 190cm는 될 것 같다.
새벽이면 숙소에서 제일 먼저 길을 떠난다.
걸음도 빨라 그들을 따라잡기는 힘들다. 또 하루 이동거리도 길다.
이제 그 사람들도 나를 보면 신기해한다.
약속한 것 처럼 머무르는 지역과 숙소가 일치하니 말이다.
오늘 머무르는 곳도 알베르게가 여러개 있는데
처음에 찾아 간 곳은 full로 마감을 했고
그 곳에서 만난 어떤 이상한 아저씨한테 엮인건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자기를 따라오라고 해서 간 숙소에 그들이 또 있다.
-내가 묵은 숙소가 순례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라 삐끼를 고용하지는 않을텐데
이 양반은 맥주 한 잔을 얻어 먹고는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캐리어를 끌며 밖으로 나간다.-
그들도 무척이나 반가워한다.
이 곳은 지역 규모가 있고 성당도 많이 보여 당연히 주일 저녁미사가 있을줄 알았는데 아침에만 있단다.
난감해하는데 숙소 안내인도 모르는 미사를 그들이 찾아냈다고 같이 가잔다.
말이 안통해도 의사 표현이 된다.
요양원내에 있는 소성당에서 열댓명이 미사를 드렸다.
신부님이 양형성체를 주셨다.
오묘하신 그 분이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이분들과 안면을 트게 하셨나?
이 친구들은 이탈리아에서 왔는데
두사람은 처음부터 같이 온 친구고 한 사람은 이 곳에서 만났다고 한다.
내일, 모레 걸을 구간과 묵을 숙소를 알려 주는데 따라갈 자신이 없다.
그들처럼 부지런을 떨며 일찍 일어날 자신도 없고,
나도 빠른 편이긴 하지만 그들의 긴 다리와 보조를 맞추며 쫓아 가는건 무리고.
게다가 내일과 모레는 1,400m 고지를 또 넘어야 하는 구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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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21일차는 몰리나세카(Molinaseca)에서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Villafranca del Bierzo)까지 31.5km를 걸었다.
2016. 5. 15.
숙소에서 나온 시간이 7시5분 , 기온은 9도, 바람도 자고 날씨도 좋다.
멀리 바라보이는 마을 쪽으로 낮게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마을 들의 모습이다.
완만한 경사를 따라 형성된 캄포 마을을 지난다. (4km, 7:45)
캄포에서 폰페라다까지는 포장된 도로의 가장자리를 따라 걷는데 경사도 없이 완만하다.
시원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산보하듯 걸었다.
언덕위에 폰페라다 도시가 보인다. 높게 솟아 있는 건물이 엔시나 바실리카 성모성당 일게다 (08:08)
다리를 건너 폰페라다 구시가지에 들어왔다. (7.5km, 08:20)
12~13세가 경에 지어졌다는 템플기사단의 성이다.
템플기사단의 성과 도로를 경계로 하여 산 안드레스 성당이 보이고
언덕을 조금 더 올라가 있는 광장에는 엔시나 바실리카 성모성당이 있다.
건물에 붙어 있는 자전거와 도보로 구분되는 카미노 방향 표시가 귀엽다.
엔시나 바실리카 성모성당의 외관과 내부 모습이다.
구시지가지의 경사진 도로를 내려와 다리를 건너
현대식 빌딩들로 형성된 신시가지와 공원을 통과해 도심을 빠져 나온다.
성당 주변에 형성된 공원은 매우 넓다.
성당 뒷 편에 모셔진 성모상
콤포스티아 마을에 있는 카미노 표시인데 순례자의 손이 지팡이를 잡고 있다.
이 지역에만 있는 색다른 표시같다.
도로를 걷는 주변에는 포도밭들이 많다.
콜룸브리아노스 마을에 있는 산 에스테반 성장에 도착했다 (12km, 09:20)
푸엔테스 누에바스 마을 입구에 있는 십자가 표시다 (15km, 09:50)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있는 성당인데 안내자가 스탬프도 찍어준다.
일요일 오전이라 대부분 성당들이 open되어 있었다.
제법 마을 규모가 큰 캄포나라야에 도착했다. (17km, 10:15)
이 곳 도로 옆에 있는 벤치에 앉아 빵과 과일로 간식을 먹으며 20여분 이상 휴식을 취했다.
언덕을 내려와 카카벨로스 도시에 들어 왔다. 이곳에서 구시가지가 있는 중심가까지는 10여분 이상을 더 걸어야 한다.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구도시의 중심 도로는 좁다.
하지만 좁다는 것도 우리의 편견이다. 마차나 도보로 다니던 중세시대를 생각하면 얘기가 다를 수도 있으니까.
사실 지금 이 도로는 자동차도 통행하는 길이다.
이 도시에서는 일요일 미사가 끝나고 행사가 있는 듯 했다.
시가지 쪽으로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도시 중심에 있는 산타마리아 데 라 플라사 성당이다. (24km, 11:40)
다리를 건너 마을을 벗어나기 전 외곽에 있는 무니시팔 알베르게의 모습인데 아직 open을 하지 않았다.
킨타 안구스티아스 성당과 붙어 있는걸 보면 성당 내 부속 건물을 이용하는 듯 싶기도 하다.
문 앞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순례자의 배낭이 외로워 보인다. (11:55)
카카벨로스에서 2km정도 경사진 도로를 올라가면 피에로스 마을에 도착한다. (26km, 12:20)
알베르게가 1곳 있는데 아직 open을 하지 않았다. 마을에는 농가만 몇채 있을 뿐으로 아주 조그맣다.
화장실도 급했는데 마을 맞은 편 도로 변에 조그만 카페가 있었다.
내친김에 이 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한 낮의 열기도 피했다.
자켓을 벗어 배낭에 집어 넣었다. 오랫만에 낮 기온이 15도까지 올라가는 화창한 날씨다.
카페에 화장실 표시가 재밌게 그려져 있다.
피에로스 마을 지나면서 부터는 도로에서 벗어난 산 길을 따라 언덕도 넘어가며 오랜 시간을 걸었다.
주변에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넓은 대규모 포도밭 농장들이 많았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오늘의 종착지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마을의 모습인데 한참을 더 내려가야 했다.
마을 초입에 있는 무니시팔 알베르게 인데
시내 중심가에 있는 알베르게에서 묵고 싶었기 때문에 그냥 통과했다.
무니시팔 알베르게에서 도로 맞은 편에 있는 산티아고 성당의 모습이다.
마르케스 후작의 궁전인데 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내가 묵었던 Piedra 알베르게 출입문이다. 체크인 할 때 같이 있던 한국인 아가씨는 사전 예약을 하고 왔다고 했다. (31.5km, 14:40)
tripadvisor 마크도 보이는 걸 보면 홍보가 많이 된 숙소인 것 같다. (bed 8유로, 아침 2유로)
이탈리아 순례자들과 함께 오후 5시쯤 미사를 드렸던 요양원이다.
소성당은 2층에 있었는데 사진을 찍고 마지막에 나오는 바람에 출구를 찾지 못하고 헤매다 안내를 받고서야 나올 수 있었다.
소성당과 미사를 집전했던 신부님의 모습
마을은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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