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기념하며 오랫동안 간직하려 한다.
"처음!"
이 보다 더 가슴 설레고 떨리게 하는 단어가 있을까?
새해 첫 날 해맞이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오늘 숙소 앞에 있는 카미노 표시석에는 남은 거리가 118,005km라 적혀 있다.
정확히 18,006km만 더 걸으면
남아있는 거리 3자리 숫자는 2자리 숫자로 바뀌게 될거다.
출발 전부터 기대가 되고 머리 속에 그려진다.
사실 남아 있는 거리가 100km면 어떻고 99,9km면 어떨까마는,
근소한 차이의 숫자에 불과하다고 치부하기에는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차이가 너무 크게 다가온다.
3시간 40분을 걸어 처음으로 만난 두자리수 카미노 표시석에는 99.930km라 적혀 있었다.
비록 99.999km가 아닌게 아쉽기는 했지만
난 그 자리에 서서 벅찬 감동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남은 거리 99.930km. 근 700여km를 걸어 왔다.
하지만 쳐진 내뱃살은 여전히 출렁이고, 무엇이 그리 급한지 발걸음은 늦추어지지 않는다." 라고
- - - - - - - - - - -
산티아고 순례길 24일차는 산 마멘데 도 카미노(San Mamende do camino)에서
포르토마린(Portomarin)까지 26.5km를 걸었다.
2016. 5. 18.
1인실의 달콤함을 박차고 일어나기가 싫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 이불 속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 숙소는 아침식사도, 체크 아웃 시간도 free하다.
주방은 고풍스러웠고 아침 메뉴도 이제까지 보지못한 다양함과 풍성함이었다.
7시45분 숙소를 나선다. 도로는 정원과 경계인데 흐린 날씨와 짙은 안개로 희미하게 보인다.
사리아까지 걷는 내내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사리아(Sarria) 초입이다.
구 시가지는 언덕위에 형성되어 있다. (3.5km, 08:30)
산티아고 순례인증서는 100km 이상 걸었을 때 발급을 한다고하는데
사리아에서 산티아고까지 거리가 110여km이기 때문에 이곳부터 순례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투어상품도 많다고 한다.
언덕 경사진 골목길에는 다양한 숙박시설과 식당들이 있다.
언덕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막달에나 수도원인데 여기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숲길을 따라 이동한다.
카미노중 철도 건널목을 직접 걸어서 넘는 것은 이 곳이 처음이었다.
비레이 마을의 표지석이다 . ( 7km, 09:17)
용감한 모자(母子)의 순례 모습인데 어머니의 용기가 대단하다.
사진 찍는 것도 흔쾌이 허락하는데 그들의 밝은 모습이 부러울 뿐이었다.
할머니 세분이셨는데 몇 번의 실패 후 십자가 위에 돌을 얹어 놓는걸 성공하셨다
모르가데 마을에 있는 알베르게다. (15.5km, 10:57)
언덕을 내려 왔다 다시 올라가야 하는 중간쯤, 완만한 경사와 평지가 형성된 곳에 작은 마을이 있는데
경사진 양 옆 도로변에 피어 있는 꽃나무들과 어우러져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11:15)
99.930km표지석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11:25)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멈추어섰다. 자전거팀까지 합류해 시끌시끌했다.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진 마켓(?)이다. 입구에 컵라면,김치, 밥이 있다고 한글로 적어 놨다.
멀리 포르토마린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빌라차 마을에 도착했다.(23.5km, 12:40)
배낭을 잔뜩 실은 모습이 동키서비스 같기도 한데
순례자-순례자가라기 보단 관광을 온 여행자들이 맞을 것 같다.-들은 말을 타고 가이드가 그들의 짐을 싣고 가는게 맞는 것 같다.
짧은 구간이긴 하지만 도로로 내려 갈때까지 미끄러운 급경사가 이어진다.
내가 묵었던 사연 깊은 Casa Cruz 알베르게다. (bed 10유로) (26.5km, 13:20)
시내 중심가에 있는 산 니콜라스 요새 성당이다.
카미노 26일차 (산 술리안~살세다) (4) | 2016.07.20 |
---|---|
카미노 25일차 (포르토마린~산 술리안) (0) | 2016.07.19 |
카미노 23일차 (오 세브레이로~산 마멘데 도 카미노) (0) | 2016.07.17 |
카미노 22일차 (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오 세브레이로) (0) | 2016.07.16 |
카미노 21일차 (몰리나세카~비야프랑카 델 비에르소) (0) | 2016.07.1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