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현, 두도시 이야기 -감독 전인환,2016-'의 시작과 끝은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다.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소설중 "두 도시 이야기"자막이 한참동안 화면에 멈춰있다가
시간 경과 촬영을 통해 빠르게 어둠이 걷혀가며
노한 국화꽃으로 둘러쌓인 대통령의 묘소와 멀리 부엉이 바위가 나타난다.
그리곤 떠오르는 빛의 광채가 눈을 자극하면서 "무현, 두도시이야기" 다큐멘터리가 시작된다.
경상도의 부산과 전라도의 여수,
2000년 총선에서의 노무현, 2016년 총선에서의 백무현
두 무현은 지역주의 타파를 외쳐보지만 결과는 모두 낙선으로 끝난다.
-물론 2016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합은 지역주의보다는 다른 외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나레이션을 통한 영화의 대부분은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부산 북강서(을) 지역에 출마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후보의 유세과정이다.
서민적인 모습 그리고 대중을 빨아들이는 그분 특유의 웅변.....
선거에 패배한 후 선거운동원들과 부산갈매기를 구성지게 부르는 사무실의 분위기가 애잔하다.
그로부터 3년 후 그는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된다.
두 무현을 기억하며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어나오는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역시 마음을 찡하게 했다.
런던과 파리 두 도시를 배경으로 했다는 소설,
찰스 디킨스 말년의 작품 '두 도시 이야기'의 내용도 궁금해진다.
봉하마을 노대통령 묘소의
묘비는 지관스님,
강관에 쓰여진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는 신영복교수의 작품이다.
2016. 12. 29.
'건축은 삶을 담지만, 죽음을 담기도 한다. 그렇지만 죽음을 담는 건축 역시 죽은 자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남아있는 산 자들을 위한 공간이란 점에서 결국 삶을 담는 곳이 된다' -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묘소 초입의 수반인데 겨울철이라 그런지 물은 담겨져 있지 않다.
묘소는 이 곳을 기점으로 한 역삼각형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묘역의 바닥에는 1만5천여명의 염원이 담긴 글 귀가 새겨져 있다.
마을 초입에 있는 봉하마을 안내소와 맞은면 버스 정류소의 모습
12월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이 곳을 찾는이가 적지 않다.
아이들에게 국화꽃 한 송이씩을 헌화하게 하던 숙연한 가족의 모습도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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