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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두스(Obidos) 성벽

여행을 가다/포르투갈(2016)

by 僞惡者 2017. 1. 2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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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계획을 특정한 장소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결정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어떨까?

무한대 공포를 나름대로 조절해 보려는 , 그래서 이곳을 택했던 사람들의 느낌을 받아보려는 막연한 동경?

삶을 포기하려는 그 높이의 절대치는 얼마일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기는 싫지만 무언가 있을 것 같다.

5m정도? 어렴풋이 들었던 듯도한데 가장 공포를 느끼게하는 높이가 15m정도? 

뭐 수치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유격 훈련도 그렇고, 극기 훈련도 그렇고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높이의 객관적인 숫자는 분명히 있을 것 같다.


높이에 대한 또 다른 의미,

 높아지고 싶다는 인간의 끝없는 욕망

그래서 바벨탑처럼 높이 올라가려하는 행태에 열광하기도 하고

또 다른 편에서는 허망된 욕망에 경종을 울리고 싶기도 하고,


친구는 농장에 어망처럼 생긴 그물망으로 폴대를 세워가며 울타리를 쳤다.

고라니도 길이 없으면 돌아서 간다 한다. 무리하지는 않는다는 뜻같다.

산짐승도 막고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이곳으로 들어오지 말라 경계 영역을 표시한다.

그렇게함으로서 왠지모르게 편안해진다.

그것은 유형, 무형적인 내 영역의 표시이고 알림이다.


오비두스(Obidos) 성벽의 의미는 무엇일까?

성 전체를 결혼 선물로 신부에게 바치는 왕의 행태는

이마을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방어적 수단은 망각하고  

마을 그 자체에서 풍기는 아름다움에 현혹되었을게다. 

마을은 노란색, 파란색 그리고 흰색이 주종을 이룬다.

그리고 성곽 길 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붉은끼 강한 오렌지색 지붕들은 묘한 색상의 조화를 이룬다.

이마을은 어쩌면 신부에게 바쳐야할 정렬적 붉은 색은 없다.

하지만 복합적 은은한 묘한 색들은 쵸콜릿향기 가득한 체리주로 사람을 현혹시키려 하는 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일까?

성곽위 좁은 길들의 닳고 닳은 돌들은 미끄럽기도 하다.

그리고 가끔씩은 서로 길을 비켜가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좁은 길인데 마을 쪽으로는 난간도 없다.

여차하면 그냥 떨어질성 싶기도 한데

그것을 마다않고 사람들은 즐겁게 성벽 위 길을 걷는다.

위험보다는 성곽 위에서 내려다보는 이 마을, 그리고 밖으로 펼쳐지는 정경에 끌려서일게다.


글쎄 떨어지는 것에 집착하려는 사람들은 이런 장소가 선택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서울 어느 한강다리에 써있는 자살방지 글귀들이 이런 곳에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곳에는 그런 표지판이 없다.

왜? 떨어지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조금 더 이 아름다움을 향유하고픈 그런 무언가가 이 곳에서는 생길 것 같다.


오늘 도깨비 마지막회에 가슴 찡했던 말.

"큰 죄는 스스로 생을 버리는 자"다. 

이 마을은 로마시대에도 있었고, 무어인에게 정복도 당했고, 또 누군가는 피를 흘려가며 탈환을 하는 흑역사가 있었지만

스스로 삶을 버리기에는 아까울만큼 아름답다.

내 생을 버리는 큰 죄에 더해

이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또 하나의 추가된 큰 죄.

공주가 사랑했다는 이 성은 

아마도 삶을 포기하려고 오르는 자들에게는 경고 표시 없이도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장소가 아닐런지.


성곽중 있는 타워를 개조한 오성급 호텔의 모습 

2016. 6. 7.













축제 기간중에는 성곽에 있는 이 문을 닫아 사람들은 통제한다고 한다.







미끄럽고 좁은 길에서 서로 맞딱드릴 때 새가슴인 나는 난간도 없는 마을 쪽으로 자리를 비켜주는게 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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