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이라고 모여 식사를 하던 자리였다.
큰 딸이 선물이라고 하며 빨간 리본으로 장식한 책 한권을 내민다.
전혀 예상치 못한 뜻밖의 선물이였다.
직접 디자인했다는 책표지의 그림이 낯설지 않다.
산티아고 순례 프랑스길, 32일간의 여정
"길 위에서 32일"
목록 처음에 실어 놓은 딸내미의 엮음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는 나의 아버지가 32일에 걸쳐 걸었던 산티아고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산티아고 길 위에서 매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렸던 글을 다시 엮은 것으로
최대한 그의 생각과 말을 그대로 남겨 두고자 했습니다. ......(p4)'
식사가 끝나면 드릴걸 그랬다고 사위가 말할 때까지
짧지 않은 시간동안 책을 이리저리 들추어보며 상념에 빠졌던 것 같다.
큰 딸-그러니까 이 책의 편집자-는 책을 만들면서 자기가 산티아고 길을 걸은 것 같다고 했다.
글을 집약하고 사진을 선별하느라 카테고리 번호를 외울정도로 블로그를 들락날락 했다고도 했다.
산티아고 길을 경험도 해보지 못한 딸이
아빠의 마음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담아내려한 과정들은
그길을 걸었던 나보다도 더 힘들었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산티아고로 떠났던 순례의 여정이
2년하고도 반년이 지난 오늘 내 삶의 여정으로 다시금 걸어 들어오고 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또 마찬가지지만
그 여정의 중심에는 항상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음에 감사한다.
'길 위에서 32일' 책의 표지
2019.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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