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책 그리고 영화

by 僞惡者 2019. 3. 12. 15:15

본문

'유효한 반증이 발견되지 않은 가설은 추구할 가치가 있는 가설이지...'(하권 P328)

가설을 입증 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물, 

사에키 상이 자기 자신을 정리하기 위해 살을 에는 것 같은 괴로운 작업을 통해 쓴 원고,

세권의 화일은 태워지고 만다.


나카다 상은 강가의 자갈밭에서 그녀의 부탁대로 -결국 유언이 되었지만- 세권의 화일을 태웠다.

사에키 상의 기억은 전부 태워졌다.

모든게 연기로 변해 하늘로 사라져 버렸다.


"아저씨, 이제는 아무도 원고를 읽을 수 없게 되었어"하고 호시노 청년은 말했다.

"무엇이 써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전부 깨끗하게 사라졌다구. 

이 세상에서 형태가 있는 것이 조금 줄고, 그만큼 무(無)가 불어난 셈이지." (하권 P338)


신탁(神託)에 의한 오이디프스의 비극처럼 소년의 아버지가 했던 예언은 결국 선을 넘었나?

과연 그녀 사에키 상은 주인공 다무라 카프카의 어머니였을까?

무로 변해 버린 원고와 함께 추구할 가치가 있는 가설로 남고 말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중 처음 접했던 소설은  '1Q84 (2009년 作)', 

그리곤 '기사단장 죽이기(2017년 作)'를 읽었었다.

이번에는 그 이전인  '해변의 카프카(2002년 作)를 읽었는데

공통적으로 '메타포(metaphor)'란 말을 많이 접하게 된다.

'부조리' , '현실과 환상', 의식과 무의식.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 현실과 몽롱한 환상을 들락날락 하는 듯 하다. 

하지만 재미 있다 외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작가는 서두, 한국의 독자여러분에게 보내는 메세지에서

'열다섯 살이라는 연령대에는 희망과 절망 사이를 격렬하게 왕래하고, 

세계의 현실성과 비현실성  사이를 빈번하게 왕래하며, 

신체는 도약과 실추 사이를  반복하기 일쑤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상권 P6)


"세계의 끝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온, 다시 돌아 왔을 때는 

이미 지난날의 카프카가 아닌 또 다른 소년으로 탈바꿈하는

세계에서 가장 터프한 열다섯살 소년 '다무라 카프카'의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해변의 카프카'< 초판 1쇄 2003년 7월25일, 초판 48쇄 2008년 2월22일, 문학사상사>를 읽었다


소설의 배경과 연관시켜 보면 

상권은 시코쿠(四國)의 북쪽도시 다카마쓰(高松)의 바닷가를, 

하권은 남쪽도시 고치(高知)의 깊은 숲속을 연상케 하는 표지 컬러다.

2019. 3. 9.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