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년 말, 아니면 80년 초 겨울에 읽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마도 '사람의 아들'과 함께 실렸던 책을 접한 것 같기도 한데
이문열의 중편소설 '그해 겨울'에서 마음을 사로잡은 내용이 있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도 가끔씩 읊조리곤 했었는데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맞을거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기억의 오류는 절대 아닐거라는 확신을 가져보면서...
인터넷으로 도서관 목록을 검색해보니
그해 겨울 -이문열의 중단편전집Ⅰ(2001년 10월10일 개정판 1쇄 발행 ,(주)아침나라)가 있다.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빌렸다.
8편의 중단편중 그해 겨울은 7번째로 실려 있다.
책머리에는 책을 내는 작가의 소감이 실려 있는데 1994년 10월로 되어 있다.
작품을 발표한 1979년에는 한참을 못 미치지만 이 역시 오랜전 일이다.
초판은 1994년 11월15일 둥지출판사에서 발행되었다.
마무리는 '좋은 독자가 없는 곳에 좋은 작가가 자랄 수는 없다. 변함없는 격려와 충고를 기대한다'로
끝맺고 있다.
한 때는 참 좋아했던 작가였는데.......
'그해 겨울'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때 나는 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렇지만 그 또한 탐구였다고 말할 수 있는가.
내 가슴에 불타고 있던 것이 진정한 이데아의 광휘였을까.
아니었다. 세번 아니었다.
소년의 허영심으로, 목로주점의 탁자를 위하여, 어쭙잖은 숙녀와 마주 앉은 다방의 찻잔을 위하여
읽었을 뿐이었다.
앞으로 몇년간은 -길면 오년 일 수도 있겠다-
배낭 하나 둘러메고 훌쩍 떠나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없다.
낯선거리를 헤메고 있는 나자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끼곤 했는데
할 수 없다는 현실은 사람을 무력하게 만든다.
그 무력감의 한 부분을 책으로 메꿔 볼 생각이다.
책을 읽고자하는 목적은 생겼다.
'그 때 나는 ? 책을 읽었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후 나는 question 마크에 몇 권의 숫자를 적을 수 있을런지?
그 목적에는 걸 맞았는지?
그런데 그 해 겨울의 내용이 무엇이었지?
젊은 시절의 아픔, 방황 뭐 그런 성장통을 세월이 지난 후 회상하는 내용이였던 것 같은데 ....
짧막한 몇 구절의 글로 작품 전체를 기억하려 하고 있다는게 아이러니하다.
그 당시 내가 이 작품에 몰입했던 이유가 무었이었을까?
40년전 기억을 더듬어가며 찬찬히 읽어봐야 겠다.
이문열 '그해 겨울'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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