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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5일의 키워드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20. 8. 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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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깨우는 전화벨 소리,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는 아버지의 잠긴 목소리가 귓전에서 맴돌며  머리 속을 하얗게 만들었다.
시계 바늘은 4시 언저리에 걸쳐 있었다.
엊저녁 갑자기 애 날때보다 더 배가 아프다며 내일은 병원에 가시겠다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였다. 

어머니는 병원에 가서 진료받고 주사 맞는 것을 유난히도 싫어하셨다. 아니, 무서워하셨다.
학교 선생인데도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건강검진 조차 안하실 정도였다.
부모님 집과 지척인 우리 집으로 돌아오면서 와이프에게
'어머니가 병원을 가신다고 할 정도면 진짜 아프긴 아프신가 보다'라고 
농담조로 흘리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새천년을 맞은 2000년 8월15일, 황당스러울 정도로 갑작스레 어머니는 우리 곁을 떠났다.

67세의 짧은 생이었다.
어느새 20년째 맞는 기일을 보낸다. 

나에게 8월15일의 키워드는 광복절, 성모승천 대축일에 앞서 '어머니의 죽음'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제는 잊혀졌으려니 했는데 아닌가 보다.
세월의 두께만큼이나 켜켜이 싸여 있던 그리움이 불현듯 목울대를 잠기게한다.

'엄마! 보고싶다."

충주 '천주교 성 요셉공원'
2020. 8. 15.

다음 달에는 벌초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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