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가 막 넘어가는 시간에 ‘무주 구천동 어사길’을 따라 백련사까지 오르기를 시작했다.
숙소 데스크에서는 왕복 3시간을 안내했는데
넓은 길과 숲속 길로 갈라지면서 숲속 길을 따라 올라가는 코스는 4구간으로 나뉘어져 편도 1시간 40분을 안내한다.
*1구간-숲나들길 / 자연관찰로~인월당(0.8km, 약 20분 소요)
*2구간-청렴길 / 인월당~구월당 (0.8km, 약 20분 소요)
*3구간-치유길 / 구월당~안심대 (1.7km, 약 30분 소요)
*4구간-하늘길 / 안심대~백련사 (1.6km, 약 30분 소요) <총 연장 4.9km, 총 소요시간 1시간 40분>
산행 준비도 안한 편한 차림인데 산속이라 해도 빨리 질 걸 감안하면 마음이 급해진다.
인적도 드문 숲속 길과 왼편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는 너무도 좋다.
하지만 오후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는 맞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3구간에 접어들어서 부터 살짝 비치던 빗방울이 결국은 장대비로 변해 퍼붓기를 계속했다.
집사람과 양산 하나에 의지하며 큰 나무 아래서 비가 멈추기를 기다렸다.
비가 멈춘 뒤 고민하다 오르기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올라왔던 길은 도랑처럼 변해 물이 흐른다.
큰 도로와 숲속 길을 연결하는 다리는 한참을 내려가야 하는데
그보단 계곡의바위들을 징검다리 삼아 큰 길로 건너가는게 수월했다.
절까지는 못간게 아쉽긴 했지만 큰 길로 내려오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이 길은 언젠가 와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시람에게 말했다.
‘아마도 이 근처에 송어양식장이 있을거야’
정말로 있었다. 그때는 무지개송어양식이라 했던 것 같은데.
이 길을 통해서 향적봉에 올랐다. 완만한 길을 통해 절까지 갔었고
그 절을 기점으로해서 등산다운 산행을 시작했는데 정상에 오른 기억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언제였을까? 30년도 더된 것 같은데.
그 때 3명이 산행을 했었는데 함께했던 친구중 1명은 누군지 정확치 않다.
이 곳 어디선가 1박을 했던 기억도 어슴푸레하다.
그런데 송어양식장만 생각나는건
이런 산 속에서 송어를 키운다는 것도, 또 송어 이름이 무지개라는 것도
처음 경험한 나에게는 신기했었나보다.
기억의 편린! 이 기억 역시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기록없는 기억들은 혼란스러움이 더 가중되고 있지만 어찌하랴!
나이 탓으로 돌리며 그 역시 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
큰 길과 오솔길이 갈라지는 곳까지 내려오니
호우주의보로 입산을 통제하는 안내판이 게시되어 있고 직원들이 출입을 막고 있다.
무주 구천동 어사길 입구 (바리케이트가 쳐진 왼편은 차량도 출입할 수 있는 큰 길이다)
2021. 8. 1.
화성에 있는 조선왕릉 융건릉(隆健陵) (0) | 2021.09.27 |
---|---|
가을 앓이 (0) | 2021.09.23 |
벌초 (0) | 2021.06.17 |
만수봉 탐방로 산행 (1) | 2021.06.02 |
비오는 아침 (0) | 2021.05.27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