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일용할 양식(?)이 되어버린 커피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22. 6. 14. 12:20

본문

낮에는 기온이 30도 근처까지 올라가는 더위의 연속이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영어의 표현을 빌린다면 'chilly'정도? 
요새같은 날씨 탓에 비가 안오는거라고 집사람이 거든다.
지인이 취미로 심은 감자는 수확기가 왔는데도 크기가 방울토마토 수준이란다.
피해를 보고 있는 농작물이 감자뿐이겠는가?
예측을 뛰어넘는 글로벌적 물가 인상은 금융시장마저 패닉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일차적으로 화살은 '푸틴'이라는 놈과  기후 변화를 초래한 '환경 파괴'에 쏠리고 있지만
뽀족한 해결기미는 보이지 않고 상황은 더 악화되는 쪽으로 기울기만 하니 걱정이다.

커피 역시 예외일 수 있겠는가?
커피농장의 아동 노동 착취가 사람들을 분노케한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기후 때문에 생산량 마져 줄어든다니 원두의 가격 폭등 역시 불보듯 뻔하다.

잡다한 생각으로 머리는 무겁지만 하루분 밖에 남지 않은 커피통을 보며
기호식품인지 일용할 양식(?)인지 이제는 헷갈리기 까지 하는 로스팅을 안할 수 없다.

케냐산 기티마 AA TOP,
그리곤 에디오피아산 첼바 워시드 예가체프 G1 (2022 crop).
품종별 200g씩 두번에 걸쳐 로스팅을 한다. 

볶아지는 향과 반쯤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을 통해 밀려 들어오는 바람의 내음이 뒤 섞여 
거실까지 진한 커피향이 스며든다.
나쁘지 않다. 잠시나마 잡념도 사라진다.
KBS 클래식 FM에서는 '김미숙의 가정음악'이 흘러 나오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오늘은 처음으로 로스팅한 예가체프 무게를 달아봤다.
부피는 늘어났는데 무게는 170g이다. 수분등으로 30g이나 날라갔다.

지금까지 원두 200g으로 계산했던 소모량은 잘못 되었다는걸 처음 알았다.
다시 계산을 해본다.
한번에 20~22g 정도로 350ml 정도의 커피를 내려 -그래도 집사람은 진하다고 한다-
아침에 한잔씩 마시니까 또 보름간은 로스팅에서 해방이다.
갓 로스팅 되어 그득하게 채워진 커피통을 보니 
오늘 아침만큼은 세상사 부러울것 없는  넉넉하고 풍요로운 기분이다.
정말로 '소확행'이 따로 없다.

갓 로스팅한 커피 (왼쪽이 케냐산)
2022. 6. 14.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