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수식어가 멋들어진다.
시상식에서 '량쯔충(한국식 양자경)'의 수상 소감이 회자되고 있다.
"이것은 꿈은 이뤄진다는 증거입니다. 여성 여러분,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의 전성기가 지났다고 말하도록 내버려두지 마세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1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최고상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비롯해 총 7관왕을 석권하며 최다, 최초, 최고의 기록을 세웠다.
<감독: 감독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출연: 양자경, 스테파니 수, 키 호이 콴, 제이미 리 커터스>
영화는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긴 영화제목을 세분화 했다.
1부는 에브리씽, 2부는 에브리웨어, 3부는 올 앳 원스로 상영시간은 150분이다.
한국에서도 수상의 여세를 몰아 재개봉되고 있다.
영화라는 것이 호불호가 있어 나로선 그리 인상 깊게 본 영화가 아니었지만...
영화를 보면서 2000년 개봉했던 '와호장룡'이 오버랩되기도 했는데
'와호장룡'에서 '여무사 수련(양자경 분)'의 모습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기도 한다.
'양자경'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그때의 모습과 크게 변하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이안' 감독을 할리우드에 알리며 아카데미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와호장룡'은
설마했던 무림계의 고수 '주윤발'이 죽음으로 끝나 아쉬움을 더하기도 했지만
나이만큼이나 톡톡 튀며 열연하던 '장쯔이', 그리고 훈남이였던 '장첸'도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내용은 영화 '미나리'처럼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미국인 가족이 정착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인종차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동성애 부분도 세대간 인식의 차이로 가볍게 터치되는 등
사회적 이슈가 있는 무거운 주제를 다룬 영화는 아니다.
그보단 부녀간 부부간 그리고 모녀간의 갈등 속에서 가족애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하는 영화다.
시작도 특이하다.
마치 거울 속을 들여다 보는 듯 빨려 들어가게 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주인공 에블린(양자경 분)이 멀티버스 안에서 또 다른 자신들과 현실과 판타지를 번갈아 드나들며
벌어지는 사건들은 관객들을-나 혼자일 수도 있겠지만- 혼란스럽게 한다.
마치 주인공은 다중인격장애를 가진 사람 처럼 보이는데 영화 '라따뚜이'를 언급한 것 처럼
현실에서 불가능한 것들을 가상현실을 통해 이루려 하는 잠재 의식이 내포된 듯 하다.
모순과 혼란 속에서 에블린이 죽으며 영화는 끝나는 듯 하는데 그건 영화 속의 죽음이였고
감독이 바뀌면서 또 다른 방향으로 영화는 다시 시작된다. 그 역시 관객은 당혹스럽다.
갑자기 생명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우주 어딘가의 행성에서 두개의 돌맹이가 나란히 앉아
나누는 대화는 사뭇 진지하고 철학적이다.
'모든 새로운 발견은 우리가 작고 멍청하단걸 깨닫게 하지' 하지만 그 역시 조크로 일축한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은 허탈하게 웃는 웃음소리를 허공으로 날려 버린다.
결말은 현실세계로 돌아와 탈세 문제가 좋은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해결되지만 그녀의 관심 밖이 되었다.
국세청 직원의 설명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넋 나간 듯한 표정으로 옅은 미소를 지으며 가족들을 둘러보는 모습 속에는
가족관계의 회복에 감사하는 마음, 진한 '가족애'가 담겨져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그리고 '와호장룡' 홍보 포스터
2023.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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