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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블루문'을 보면서 드는 잡생각들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23. 9. 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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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올해 중 가장 큰 보름달, '슈퍼 블루문'이 뜬다고 화제였다.
'슈퍼 블루문'은 한달에 2번 뜨는 큰 보름달을 의미하는데
'슈퍼문'과 '블루문'이 동시에 뜨는 '슈퍼블루문' 현상은 드물다고 한다. 
슈퍼 블루문이 가장 최근에 뜬 날은 지난 2018년 1월31일이었고
다음 슈퍼 블루문이 뜨는 날은 2037년 1월31일이라고 하니 이번 기회를 놓치면 14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에 육안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슈퍼문을 볼 수 있는 시각은 
보름달이 막 뜨기 시작하는 오후 7시 29분(서울 기준)이라고 하는데 
실제 육안으로 본 것 보다 TV로 야구 중계 시청중 중계카메라가 보여 준 달의 모습이 훨씬 실감이 났다. 

오늘은 어제 떳던 둥근달, '슈퍼블루문'사진이 많이 공유되었던 하루이기도 하지만
유난히도 덥고 습했던 여름의 익숙함에서 벗어나고픈 바램과 함께
가을을 알리는 9월의 첫 날이기도 하다.

슈퍼문 사진을 보면서 직관적으로 풍성한 추석을 연상하는 것은 학습된 것일 수 도 있지만
어떨 땐 드라마나 영화 속 찰나의 장면, 또는 한마디의 말 속에서
작가가 의도하는 본질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2시간 짜리 영화 한 편이, 또는 몇 회씩 이어지는 드라마에서 함축하고 있는 귀결을
정말로 짧은 순간에 느낄 때의 그 짜릿한 감정은 오랫동안 작품들을 기억하게 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서론이 길었다. 물론 결론도 없긴 하지만...
최근에 본 영화와 드라마에서 죽음 직전 인상적이었던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 올려 본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영탁(이병헌 분)'은 거실에 쓰러져 숨을 거두면서 거실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독백처럼 말한다.
'왜 남의 집에 신발을 신고 들어와'
내 집이어야 했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입주민들 그 누구보다도 더 열심이었던 많은 일들이 
죽는 그 순간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으리라!
내 집이라고 믿으며, 내 집에서 맞는 죽음, 그 순간 영탁은 잠시라도 행복감을 맛보지 않았으려나?

웹툰이 원작인 넷플릭스 7부작 드라마 '마스크 걸'에서 '김모미(고현정 분)'은 
딸을 향해 날아드는 총알을 온몸으로 딸을 감싸며 대신 죽음을 맞지만
피 범벅이 된 얼굴로 딸을 바라보는 '눈 빛과 옅은 미소' 속에는 
살아줘서 고맙다는 안도와 함께 그동안 함께 못했던 미안함과 회환이 고스란이 담겨져 있었다.

두 편 모두 주인공들의 죽음으로 해피하게 끝을 맺지는 못했지만 
한마디의 말, 그리고 한 순간의 표정은 참으로 가슴을 아리게 했고 또 생각나게 했다.

나의 기억 속에서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임팩트한 순간이 
좋은 방향에서 생기기를 기다려보며 9월을 시작한다.

슈퍼블루문과 홍보용 포스터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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