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크레딧과 함께 비장하게 울리던 '전선을 간다'를 들으며 바로 자리를 뜨지 못했다.
'1979년 12월12일 그날 밤 철저히 감춰진 9시간'이라는 서브타이틀과 함께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황정민,정우성,이성민,박해준,김성균)'이야기다.
결말은 알고 보는 내용이지만 러닝타임 141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박진감이 있다.
보안사령관 전두광 장군 역인 '황정민'의 열연은 역시 압도적이다.
이에 맞서는 수도경비사령관 이태신 장군 역이 '정우성'이다.
전두광이 외친다.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이다'
이분법적 사고로 전두광 측의 반란군은 악이고 이에 맞선 진압군 이태신 측은 선이다라고,
과연 그렇다고 단언할 수 있을까?
12.12 사태는 아직도 정립되지 않은 다이내믹한 한국 현대사의 아이러니일 수 밖에 없다.
전두광집단이 대통령을 협박하며 참모총장 연행,조사 승인서에 서명해 줄 것을 요구할 때
대통령은 마지못해 재가한 뒤 승인서 하단에 '1973. 12.13. 05시 10분'이라고 서명 시각을 명기한다.
영화는 이 장면을 의미심장하게 클로즈 업 하며 '사후 결재'의 부당성을 단호하게 밝히고 있다.
그들의 시대가 끝난 후 법원은 이 같은 대통령 사후 재가를 군부 강압에 의해 어쩔수 없이 이뤄진 행위로써
군사 반란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봤고
결국 12.12사태는 일부 군부세력이 벌인 하극상이자 정당화 할 수 없는 군사반란이라고 결론지였다.
역사는 승자의 독식이자 전유물이라고 했는데 그들이 절반의 성공에 그친 이유가 무엇일까?
그들 집단이 승리의 축배를 들며 외쳤던 국가와 민족만 생각하자는 초심이 유지만 되었어도
지금처럼 최악의 평가를 받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
선을 넘어도 너무 멀리 벗어났다.
넘어서서는 안 될 바로 그 선이 5.18임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들은 한 번 맛들인 무력의 달콤함을 잊지 않았었다.
지나친 권력욕이 만든 오만함이요 참담함이다.
이 번 포스팅은 '서울의 봄' 감상평이 아니라 '배우 정우성'에 대해 최근 갖게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다.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정우성이 전두광 역할을 했으면 관객들에게 호응을 받았을까 의문을 제기했다.
언제부턴가 배우 정우성은 선한 사람, 공정을 알고 정의를 실현하는 긍정적 이미지의 아이콘이 된 듯 하다.
이번 주 시작한 ENA 월화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 정우성은 청각장애인 차진우로 나온다.
소리를 잃어버린 사람들, 그들은 소통의 장애와 사회의 편견에 맞선 삶 자체가 버거울 수 있을 것이다.
정우성은 그 중심에서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또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이 더 기대가 된다.
아직 세상은 따뜻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의 끈도 놓고 싶지 않고 말이다.
이 드라마 역시 배우 정우성의 선한 이미지를 주인공 차진우를 통해 다지는 계기가 될 듯 싶다.
자폐아 소녀 지우(김향기 분)와 함께 변호사 순호(정우성분)역할로 출연했던
2019년 영화 '증인(이한감독, 정우성, 김향기)'에서의 역할 역시 정의로왔다.
영화 속에서 지우가 순호에게 던지던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라는 질문은 지금도 기억난다.
지우가 던진 질문은 순호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닌 관객들, 사회를 향한 호소였었다고 생각한다.
믈론 변호사 순호의 본성은 착한 사람이고 인간 정우성의 이미지 역시 동일시 될 수 밖에 없었다.
2023년도로 한정해 내가 본 영화중
감독과 주연을 했던 영화 '보호자(정우성,김남길,박성웅)'에서의 수혁(정우성 분) 역시 선한 이미지로 나온다.
아니! 이 영화에 뜬금없이 왜 정우성이?
카메오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수준 정도의 역할로 특별 출연했던
'달짝지근해:7510(이한감독, 유해진, 김희선)'에서의 뱀장수 이육구 역할,
'거미집(김지운 감독,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전여빈)'에서 감독 신상호 역할을 보면서
감독과의 친분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의리도 있고, 정말로 영화를 사랑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그의 외형적 반듯함이 분명 내면에서도 똑같을 것 같은,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사람일 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
과연 내 생각이 맞긴 맞는걸까?
영화 '서울의 봄'과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홍보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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