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람 차 리콜 때문에 수원까지 와서 차를 맡겼다. 내일 출고까지의 텀은 큰 딸집에서 보낸다.
늦게 퇴근한 사위와 올 들어 처음 먹는 방어회와 함께 두런두런 얘기를 한다.
‘서울의 봄’ 영화 평도 의견을 교환했다.
오늘이 12.12일임을 새삼 신기해하며 새날이 바뀔 12. 13일에 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본다.
그 어떤 자들에겐 목숨줄까지 걸려 있던 운명의 날이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겐
법으로 인정해 주는 노년, 내가 진짜 노인 이 되는 날,
그래 내가 65세가 되는 날이다.
뭐지?
얼큰하게 술이 올라 잠자리에 눕는데 머리맡에 책 두권이 놓여있다.
아빠를 생각해 주는 딸의 사려 깊음에 미소가 지어진다.
집어든 한 권의 책 서문중 밑줄이 그어진 문구에 필이 꽂힌다.
’시를 읽는 일에는 이론의 넓이 보다 경험의 깊이가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경험의 깊이'에는 동그라미 표시까지 해 놨다.
그래서 밑줄 그은 책을 남에게 쉽게 내 놓으면 안된다는게 내 지론이다.
내 생각에 대하여 굳이 속살까지 보일 필요가 있냐는 것과
상대방의 독서에도 선입감등 방해의 소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갑자기 술이 확 깨는 느낌이다.
경험의 결과가 사회를 향한 저항이건 참여건 또 다른 방향성에 대한 희망이건 난 그들,
시인의 순수성을 믿기로 했다.
시는 미친 놈들이 짖어대는 언어의 유희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시인들에 대한 생각이 변한 것은 최근의 일이긴 하다.
그리고 하루키 이 양반은 두개의 달에 대해 운만 띄워논게 언젠데 아직도 최종의 답이 없는지.
장편 '1Q84'가 갑자기 떠 올랐다.
술 기운에 또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밤이다.
딸이 머릿맡에 놓아둔 책 두권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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