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곳에 비는 그리 안왔지만 하루종일 흐려 있었다.
당연히 높아진 습도에 딸은 예민했다.
눅눅해진 지폐와 약 봉지를 보여주며 있는 동안 가장 습한 날이라 했다.
제주는 나보다도 훨씬 많이 왔었다. 관광객이 없는 이 곳 대정에서 묵었던 숙소만도 3군데를 기억했다.
올 때마다 느꼈을 눅눅한 불쾌감, 그래도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제주만의 매력이 무엇일까?
딸이 머무르는 동안 여러가지 미흡한 것들을 주문도 해서 보완해 주고 세세하게 신경을 썼다.
맏이라는 위치에서 느끼는 책임감이 이제는 많이 헐거워진 세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딸은 그 무게감을 스스로 짊어지려고 한다.
그럴 필요 없다고 수시로 얘기 하지만 딸의 심성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챙겨주는걸 감사하게 받아 드리는 수 밖에.
오늘은 딸과 채이가 4박5일 머무르고 떠나는 날이다.
딸이 며칠동안 장모님을 살뜰하게 대하고 떠나니 엄청 서운해 하신다.
또 언제나 볼까? 눈물이 글썽거리신다.
사위 맛있는거 사다주라고 돈까지 쥐어 주며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했다.
주말 아침 제주공항으로 가는 평화로는 한산했다. 시내 길도 밀리지 않았다.
일단 3층 출국장에 가족들을 내려 놓고 주차후 다시 올라 가려고 했는데
왠걸, 단기주차장은 만석이었다.
혹시나 하고 한바퀴 돌았지만 빈자리가 없다. 역시 주말은 다른가 보다.
떠나는걸 못봐서 아쉽지만 다시 3층으로 올라가 집사람만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는도중 집사람은 입 안이 헐고 몸살기까지 있다 한다.
장모님 케어도 힘든데 딸과 손녀까지 왔다가니 피로가 몰려오나 보다.
오면 좋지만 육체가 따라가지 못한다. 하지만 떠나고 난 빈자리는 크다.
딸은 외국인이 찍어줬다는 공항에서의 가족사진을 카톡으로 보내왔다.
내일은 집사람이 제주 노형성딩에서 씨튼피정이 있어 저녁 특전 미사를 했다.
그런데 두가지 놀라운 사건이 있었다
1.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씨튼 수녀님이 미사를 보셨다. 마침 성가가 끝나기전 수녀님이 나가시니까 집사람이 쫓아나갔다 들어왔다. 누구냐 물어 봤더니 '지현동본당 큰 수녀님'이시란다. 한 달도 안지났는데 수녀님을 못알아보다니, 치매기가 있나?
2, 평협 총무님께 집사람이 귤 구매 문의를 드렸었는데 판매용이 아니고 유기농으로 키워 가족,지인과 나누어 먹는다며, 맛있다고 하니 기분 좋다고 1박스를 그냥 드시라고 주신다. 극조생 품종인데 다음 주면 끝난다 한다. 너무 많아서 큰 딸에게 택배로 좀 보내야겠다.
공항에서의 가족사진
2024. 10. 19.
농사용 박스에 담아주신 귤이다. 제주에 사는게 실감난다.
딸에게 택배로 보낼 박스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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