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포성당 주일 새벽미사는 6시반이다.
성당을 가려고 집에서 나오니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오늘 신부님은 강론중 윤도현 밴드의 '흑백사진' 몇 소절을 노래했다.
아직도 모르니 너 없이는 의미 없는 세상을
저 멀리서 조그만 모습이 내게 걸어올 때면
가슴이 터질듯해 숨어버린 초라한 모습
낡은 앨범 흑백사진처럼
눈 감으면 내 앞에 떠오르는 추억
이젠 다시 돌아갈 수 없나
어릴 적 소녀의 모습
신부님은 성찬례 마지막 부분을 항상 노래-그레고리안(?)-로 집전하신다.
그때마다 신부님 목소리에 감탄하곤 했는데 역시 노래도 잘하신다.
흑백사진을 보며 돌아가고픈 어린 시절의 향수, 그리고 '아련환 회한'에 젖어든다는 말씀은
비오는 새벽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감성에 젖다보니 강론의 본질은 빗소리에 쓸려 내려간 듯 기억에 없다.
아침을 먹곤 비오는 해안가에 나갔다.
'모슬포항'은 선박들만 촘촘히 정박되어 있는데 '운진항'은 관광버스만 10여대 넘게 서 있었다.
마라도를 찾은 단체 여행객들이 많은 것 같다.
'하모해변'에는 우산이나 우비를 입고 모래 사장을 걷는 사람도 있다.
비 내리는 바닷가도 흑백사진 처럼 무채색이다. ‘아련한 회한’을 떠올리기에 좋은 장소다.
비 오는 일요일이다.
비오는 모슬포항
2024.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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