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주살이를 시작하기 1주일 전 작은 딸은 이민을 준비하며 포르투갈로 떠났다.
식당을 운영하며 정착해 보겠다는 생각인데 장소나 구체적 사업 아이템등 확정된건 없었다.
키우는 개(지비)와 함께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남들이 부러워 할 만큼 서울에서 하고 있는 칵테일 바도 잘 되고 있으니
부모 입장에서는 그냥 안주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자기 자신도 두렵다고 말하면서 까지 굳이 불확실한 미래를 선택하려는 용기가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스럽기도 했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성격은 도대체 누굴 닮은걸까?
'마르타'는 나를 지칭했고 나는 절대 아니라 부정했다.
하지만 큰 딸 역시 '노매드'적인 성향이 다분하니 작은 딸이 돌연변이는 아닐성 싶다.
둘중 누군가를 더 많이 닮았겠지.
나는 A형, '마르타'는 B형, 두딸은 모두 AB형, 그러고 보니 혈액형은 공평하게 나눠 가졌다.
오늘은 아침 일찍 작은 딸에게서 맘에드는 가게를 보고 왔다는 카톡이 단톡방에 들어 왔고
구글 검색으로 주변 식당들 까지 파악하는 큰 딸과의 대화에는 깊이가 있다.
나로선 그냥 작은 딸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도와줄 게 없고.
'마르타'는 큰 딸에게 경영컨설팅해도 잘할 듯 하다고 거들었다.
벌써 떠난 지 오십여일이 되어 간다.
현재는 리스본에 살고 있지만 '카스카이스' 근처에 집도 새로 구했다.
이민 비자를 얻지 못해 우선 1년짜리 워킹 비자로 사업 구상을 하고 있으니 제약이 많을텐데
그래도 나름 잘 헤쳐나가는 듯 하다.
예전에 리스본 인근의 휴양도시인 '카스카이스'에서 1박을 한 적이 있다.
해안을 따라 나름 특색을 갖춘 해수욕장들이 촘촘히 이어져 있고 옆으로는 열차가 다녔다.
강원도 동해안을 달리는 관광 열차와는 다른게 여기서 열차는 도심과 도심을 연결하는 교통수단이다.
도심은 깨끗하고 화려했다. 요트들이 정박된 규모 큰 항구도 근처에 있었고
해안 도로는 조깅이나 자전거를 타기에 좋았다.
이 곳에 작은딸이 정착하려고 한다니 불과 이틀이긴 하지만 머물렀던 그 때의 기억이 새롭다.
'입동'이다.
절기를 확인이라도 시켜주려는 듯 기온이 뚝 떨어져 최저기온이 8도까지 내려 갔다.
왠만하면 거르지 않던 해변에도 나가지 않았고.
'마르타'는 기침을 콜록 거려 결국은 마스크를 쓰고 성당에 갔다. 피로도 겹쳤지만 감기가 유행인 듯 싶다.
낮이 되면서 기온은 빠르게 올라갔고 바람도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오후엔 자전거로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모슬포수협수산물센터'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는데 거대한 '방어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돌하르방'도 있고 예전 모슬포 모습의 사진으로 만들어진 벽화도 세워져 있다.
공원 이름이 궁금해졌지만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찾을 수 없어
그냥 '모슬포공원'이라 부르기로 했다.
일명 '모슬포 공원'의 방어조형물
2024. 11. 07.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정부에서는 그해 8월 대구에 육군훈련소를 창설했다. 그러다 51년 1.4후퇴가 시작되자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1951년 3월 일본 군이 남긴 모슬포 대촌병사를 이용해 육군 제1훈련소를 이전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대정읍에 들어선 모슬포 육군 제1훈련소는 신병을 대규모로 양성해 서울 재 탈환 등 반격의발판을 마련했다는 역사가 있다.
그 당시의 사진인가 보다.
맘에드는 가게를 보고 왔다는 작은 딸의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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