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 컨디션이 며칠째 계속 안좋다.
어제도 병원에 가서 처빙을 받았는데 약 때문인지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 기침을 많이 한다.
오전에는 쉬려고 했는데 생각치 않게 우체국 택배가 왔다.-우체국은 토요일이 휴무인줄 알았다-
집에 가서 지인들이 챙겨 보낸 옷 상자도 왔고, 지인이 보낸 충주 '후지사과'도 1박스가 왔다.
'마르타'는 결국 쉬는 걸 포기했다.
내친김에 오후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오름을 오르기로 했다.
서쪽 지역에 있는 오름중 인기가 많은 '금오름'이다.
사전 정보 없이 올라갔는데 물이 고여 있는 분화구를 보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지금은 어렴풋하지만 백록담을 처음 봤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을 것 같다.
억새의 물결로 흔들리는 길을 따라 물이 고여 있는 분화구 아래까지 내려 갔다.
-'금오름'은 별도로 포스팅하겠다-
오름에 아쉬움이 있어 나는 근처에 있는 '정물오름'을 더 올라가 보기로 했고
'마르타'는 그 시간에 '새미은총의 동산'에서 '십자가의 길 14처'를 바치기로 했다.
기도가 끝나곤 다음달 충주 지현성당 견진 때 대녀들과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성이시돌센터'에서 고르며 내가 내려 올 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 곳의 14처는 성상의 규모나 고개를 넘어 끝나는 것이 '루르드 성지' 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
14처를 조성할 때 '루르드성지' 14처를 참고한 건 아닐런지 싶다. 물론 내 생각이다.
'정물오름'을 내려와 전화를 했더니 14처 기도를 끝내고 '성이시돌센터'로 가고 있다 한다.
기도하는데 40여분 정도 걸렸으니 오름을 오르는 시간이나 비슷하다.
제주도에 성지순례를 와서 14처 기도 하나만으로 이 정도의 시간을 한 곳에서 보내기는 쉽지 않다.
제주도에 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오래전 혼자 제주도에 와서 추자도까지 제주도에 있는 천주교 성지를 사흘동안 돌아 봤는데
기도하면서 한 곳에 오래 머물렀던 적은 없었다.
신심보단 '제주도에 있는 천주교 7개 성지'를 다 가보는데 더 큰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천주교 성지에는 스템프가 비치되어 있고
전국에 있는 천주교성지 소개 책자에는 스템프를 찍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여백도 만들어 놨다 .
나는 책자를 구입하지 않아 없다.
성지순례를 다녀 왔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스탬프를 왜 비치해야 하나?
스탬프를 찍는 궁극적 의미가 뭘까?
성지에 가서 기도하고 싶어도 사정이 여의치 못한 신자도 많다.
'기도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하라'고도 했다.
천주교 성지만이 아니다. 스템프를 통한 입증 및 확인이 만연하는 사회가 되었다.
자기 만족이 아닌 타인을 향한 과시성이 은연히 드러난다면 본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는 이를 부추키기도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도 순례자 여권인 '크리덴셜'에 '세요'-일종의 스템프-를 찍긴 하는데
우리처럼 특정 목적을 위해 찍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구별된다.
많이 벗어 났다.
'마르타'가 선물을 고르는 동안 '성이시돌센터'를 둘러 보며 생각해 본다.
제주에 와서만 벌써 세번째 방문이다.
첫 날 와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었다.
그리곤 놀랐다.
몇년전 성지 순례랍시고 와서 포스팅했던 사진들과 대부분이 똑 같았다.
보는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이 나이만 먹고 있다.
별반 유쾌한 일은 아니다.
'성이시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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