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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현 3박4일 가족여행] epilogue

여행을 가다/일본(2012)

by 僞惡者 2012. 3. 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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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서 첫 운전대를 잡았던 날
방향등을 켠다고 했는데 윈도우브러쉬가 작동을 해 깜짝 놀랐다.
짧은 시간 동안 강박관념을 가지고 익숙해지려 집착했던 행동이
그사이에 뇌에 영향을 미쳤나보다.
그냥 이유없이 웃음이 나왔다.

매일매일 수정되는 여행 코스에 대해 작은 딸은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여행을해도
이렇게 즉홍적인 변동은 없었을거라고..

주행거리 552km
더 많은 성지를 순례한답시고 서두르다보니
성당에서 여유를 갖고 묵주기도 한 번 제대로 바치지 못한게 아쉽다.

2월 중순 북규슈에서는 충분히 봄을 느낄 수도 있는 시기인데
여행내내 흩뿌리는 눈과 함께 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바라보이는산에는
올때와는 사뭇다르게
하얀 눈이 덮혀 있었다.

우리 가족의 나가사키 성지 순례는 이렇게 끝났다.

"인간이 이렇게 괴로운데, 주여 바다가 너무 파랗습니다."
엔도 슈사쿠의 이 한마디가 마음을 울려 끙끙대면서 원문을 읽고 있다. ....
큰 딸은 페이스북에 문학관에서 사온 침묵 책 사진과 함께 글을 올렸다.

오늘 트위터에서 비감[悲感]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우리 가족이 성지를 다니면서 느꼈던 함축된 마음이었을거다.

사순절시기를 보내고 있는

오늘

그리스도의 수난을 되새겨본다.

그리고 기도하겠다.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거짓없는참 세상이
이 번 부활절에 함께 하기를.


후쿠오카공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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