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면 그 자체 아름다움에 만족하는 부류와
꺾어서 집으로 가져와 내 것으로 소유하려는 부류로 나누어 진다는데
어떤 것이 올바른 행동인지는 차치하고, 공통점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특히 시골동네의 집 베란다, 그리고 조그만 마당에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꽃들을 보면서
이 사람들의 꽃사랑을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삶에 지쳐 아름다움 그 자체마저도 느낄 여유가 없다면 나 자신에게도 꽃에게도 미안해야할거다.
재미교포 노부부가 걸으면서 -그들은 천천히 하루 15km정도를 걷는다고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이 길을 걷는 한국 젊은 친구들을 많이 봤단다. 그리고 의아해했다.
그 친구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나? 그의 질문에
헬조선이라는 말을 꺼내들고 말았다. 결론적으로 돈 많은 애들은 절대 여기 안올겁니다.
장황하게 말을 끝내놓곤 확신없는 내 생각에 반문을 해본다.
길을 걷고 나면 답이 나오나?
쫓기듯, 도망치듯 이곳에 와서 걷는 것도 제대로 못해. 짐 부치고, 처지고 버스 타고..근성이 없는거지.
도망은 거친 표현일거다. 다른 길을 찾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수도 있긴하다.
여하튼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면에 더 많이 무게가 실렸던게 사실이다.
다행스러웠던것은 내 생각의 많은 부분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오래되지 않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노부부와 대화를 하던 그 순간에는
꽃을 보고도 무관심 할 수 밖에 없는 청춘의 슬픈 자화상을 이 길에서 보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에
괜스러이 우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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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10일차, 오늘은 벨로라도에서 아헤스까지 28.5km를 걸었다.
2016. 5. 4
1인실 침대의 달콤한 유혹에 뒤척이다 순례자중 제일 늦게 알베르게를 빠져 나왔다. 시간은 7시40분이었다.
첫 번째 마을 토산토스에 들어왔다 (5km, 08:35)
첫번째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비암비스티아 마을을 통과한다 (7km, 09:00)
세번째 마을 에스피노사 델 카미노에서 아침을 먹었다. (8.5km, 09:25)
수도원이 있었던 자리에 남아 있는 잔해들이라고 한다.
마을을 진입하기전 도로 공사로 인해 차량들이 정체되고 있었다.
비아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마을이다 (12km, 10:20)
산티아고 성당
성당 위 언덕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순례자의 모습
오카산을 올라가 능선을 타고 가는 구간인데 고도가 거의 1,000여m에 육박하는 지역이다.
1936년 스페인 내전 희생자 추모비라 한다.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떠 올려 본다.
소설보다는 영화 속 잉그리드 버그만과 게리 쿠퍼의 모습을...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이 연속으로 이어지는데 쉽지 않은 구간이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Buen camino 그리고 하트가 귀엽다.
그리고 산티아고 길을 알려주는 화살표까지.....
고원지대 중간 쯤에는 간이 매점과 쉼터가 있다. (12:00)
나도 이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싸가지고 온 음식과 과일을 먹었다.
경사가 급한 비탈 길을 내려오면 12세기에 만들어진 산 후안 오르테가 수도원에 도달하게 되는데
출입문 옆에 붙여 놓은 현수막에는 "환영, 믿음의 길"등 한글도 보인다.
성당 안에는 한국어 리플렛도 비치되어 있었다.
산 후안 오르테가 수도원이다 ( 24.5km,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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