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세상 좁다는 말을 여기서 느끼게 될 줄이야....
숙소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는데 나이 지긋한 한국분이 말을 건네온다.
북의 길을 걷고 잠시 레온에 들렸다가 내일 마드리드로 간다 하시며 시작한 대화는
쉽게 그 자리를 못벗어나게하는 그 분만의 매력이 있었다.
카미노에 해박한 지식과 블로그(naver blog / camino 430) 도 운영하고 계셨다.
이런 저런 얘기중 청주교구에 있는 당신의 신학교 후배도 하루 30km이상 걸으며
여기로 오고 있다 하는데 다두 신부님이란다.
우리 본당 출신 신부님이시라 순례길에 나선다는 얘기는 익히 알고 있었고
보름 정도 다녀 오신다고 들었기에 도보와 버스를 병행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다.
그건 그렇고 신부님들은 사복을 입어도 표가 난다고 하는데 이 양반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머리는 벗겨 지셨지만 검게 탄 건강미 넘치는 얼굴 때문인지 나이도 짐작키가 쉽지 않다.
올해 안식년을 보내고 계시는 원주교구 백승치 세례자 요한 신부님이신데 나보다 5살이나 연상이시다.
북의 길을 걸으시며 담아온 사진들도 보여 주시고 카미노에 대한 정보도 알려 주신다.
엉겁결에 마주 친 숙소 입구에서의 짧은 만남이라 제대로 예의도 못 갖춘게 그져 죄송할 뿐이다.
항상 건강하게 사목 활동 하시길 기도 드려야겠다.
또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지금 이 길을 함께 하고 있는 안 다두 신부님께도
"부엔 카미노"라 인사를 전해 드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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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17일차는 렐리에고스(Reliegos)에서 레온(Leon)까지 24km를 걸었다.
2016. 5. 11
어제 힘들었던 여정의 기억들이 분명 몸 상태로 나타날 줄 알았는데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신기하리만치 몸의 상태는 가볍고 컨디션도 좋다. 감사한 마음으로 숙소를 나서는 시간이 7시다.
날씨는 흐리고 기온은 4도로 제법 춥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가 마을 초입 언덕 위에 있었기 때문에 내리막길을 내려와
가로등 불빛이 비추어지는 작은 마을 렐리에고스를 통과한다. (07:10)
오늘의 첫번째 마을인 만시야 데 라스 물라스 중앙 광장에 들어왔다. (6km, 08:12)
광장 왼쪽 도로 건너 편에는 18세기에 만들어 졌다는 그라시아 성모 성소가 독특한 모습으로 서 있다.
어제 오후 허기졌던 기억 때문이기도 했지만 첫 번째 마을을 벗어나기 전에 아침을 해결했던 곳이다.(08:20)
푸엔테 데 비야렌테 마을 초입인데 자동차도로의 다리와는 별개로 카미노 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푸엔테 데 비야렌테 마을인데 제법 크다.
이름 있는 카페인 지 순례자들이 줄까지 서가며 먹을 것을 사고 있었다. (12km, 09:40)
다양한 모습의 불상들도 있었는데 이 역시 이채롭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약간 경사진 언덕 위에 아르카우예하 마을이 보이는데
이 마을을 지나면 멀리서 봐도 오르기가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는 포르티요 언덕이 보인다. (16.5km, 10:30)
멀리 포르티요 언덕의 정상이 보인다.
포르티요 언덕을 올라오는 순례자들 모습을 정상에서 찍어 본다. (20.5km, 10:55)
언덕을 내려와 도로를 횡단하면 장애인들도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지그재그식 파란색 다리를 건너게 된다.
멀리 오른편으로 레온대성당의 첨탑도 보인다.
레온 시내로 들어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기 전에 만난 시청 직원-119요원 같기도 하고-들의 모습이다.
순례자들을 반갑게 맞이 하면서 세요도 찍어주고 지도를 주며 알베르게 위치들도 알려 준다.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까 흔쾌히 포즈도 취해준다.
그들의 밝은 모습이 도시 이름도 근사한 레온을 더 사랑할 수 밖에 없도록 한다.
레온 시내로 접어 들었다.
내가 묵었던 베네딕토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Santa maria de Carbajal 알베르게다 (bed 5유로- 아침식사 포함) ( 24km, 12:00 )
광장 왼편으로 보이는 3층 건물이 알베르게다.
신부님과는 숙소 앞 골목길에서 마주쳤었다.
숙소에서 레온대성당을 가기 위해 거치는 구시가지에 있는 광장이다.
건물들은 대부분 카페와 식당들이다.
레온 성당 인근에 있던 널은 광장인데 오후에 몇시간 동안 시장이 열렸었다.
산토 도밍고 광장에는 안토니오 가우디가 설계한 카사 보티네스 (1892~1893)가 있는데 내부 출입은 허용이 안된다.
광장에 있는 가우디의 동상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옆에 앉았었는지 반질반질하게 빛이난다.
스페인 사람들의 가우디 사랑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카사 보티네스 뒷 면의 모습이다.
레온 대성당이 오후 4시부터 개방을 하기 때문에 카사 보티네스가 바라 보이는 카페에 앉아 많은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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