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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남한산성"

책 그리고 영화

by 僞惡者 2017. 10. 6.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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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환궁을 한다.

궁 앞에서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은 뒤를 돌아본다.

정면을 바라보지 못하며 허공을 향한 그의 시선에는 죄책감, 회한이 서려 있다.

멀리 촛점 잃은 시선이 향한 곳은 

치욕으로 얼룩진 남한산성 쪽이려나? 

주화파(主和派)와 척화파(斥和派) 대해 논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혹독한 겨울은 지났고, 노란 민들레는 다시 피었다. 

남한산성에 함께 가기를 거부하며 죽음을 맞았던 

늙은 뱃사공의 선홍빛 핏물 스미던 얼음장도 녹았다.

다시 물이 흐르는 송화강에서 어린 소녀 나루는 꺽지를 잡을 것이다.

돌아올 수 없는 할아버지, 늙은 뱃사공을 기다리면서....


조정은 임금의 치욕적인 삼궤구고두례,

삼전도의 굴욕에 대하여 책임 탓을 돌리며 다시 논쟁에 휩싸일테고,

영문도 모른채 죄없는 백성 50만이 청나라로 끌려갔다.

이 땅에 남은 민초들은 다시 힘든 제 삶을 찾아 갈게다.


그래도 이조판서 최명길의 절규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는 것이옵니다'처럼

살아있기에, 죽지 않았기에 맞을 수 있는 삶이다.


'명분' 과 '실리'  병자호란이 끝난 지 어언 400여년이 다가오는 오늘도

끝나지 않고 진행중인 화두다.

물론 양쪽에 실리는 무게에는 변화가 있겠지만 말이다. 


주연급 배우들의 열연에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었던 영화

특이하게 여배우의 역할이 전무했던 -아역 배우도 여배우로 봐야 할런지?-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


남한산성(감독: 황동혁, 출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2017)은

작가 김훈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영화 남한산성 포스터

2017.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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