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달달한 만화를 본 듯한 느낌이다.
주인공들 이름 임바른 판사, 박차오름 판사, 한세상 판사도 그렇고
마지막 설정은 너무 작위적인데 그러니까 더 만화같다는 생각이 든다.
법을 다루는 사건들도 딱딱하지 않지 않게 풀어놓고 있다.
판사들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도 호기심을 유발한다.
사건들은 판결의 결과보다 뒷 끝에서 느껴지는 삶의 애환들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
임바른 판사가 고교동창들과의 식사 모임에서 열변을 토하다 '국민이 우습게 보이냐?'며
술취한 동창에게 한 방 주먹 선물을 받는 내용도 의미가 있다.
국민 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정하면 늘 옳다고들 생각하는 거야? 진짜로?
유대인은 열등한 인종이니 살처분해야 한다는 것이 독일 국민 다수의 뜻이었고,
흑인은 백인과 같은 버스를 타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민주적이라는 나라 국민 다수의 뜻이었지.(중략)
소수의 악마들이 선량한 국민들을 총칼로 위협해서 인류의 어리석은 악행들이 벌어졌다는 식의 얘기는
모두 사기라고 생각해. 실은 선량하고 평범한 다수의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동침했었다고.
권력은 언제나 부패하니까 분리하여 서로 견재해야 한다는 권력분립론은 누구나 얘기하지만
실은 아무도 입밖에 내지 않는게 있어. 국민 역시 견재 받아야 한다고. (P331)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열광하던 사람들 역시 선량하고 평범했던 대중들이지 않았던가?
나 역시 그자리에 있었다면 선량하고 평범한 대중의 한 사람으로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고 외쳤을게다.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개인의 사고가 군중 앞에서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 지 가늠조차 못하겠다.
합리적인 사고라는 것이 있기는 한건가?
사순시기 마지막 주를 보내면서 예수의 수난을 다시 한 번 묵상해본다.
'권리 위에서 잠자지 말자. 주체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지키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p386)는
문유석의 소설 '미스 함무라비' -문학동네-를 읽었다
문유석 지음 소설 '미스 함무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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