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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21. 2. 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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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km를 넘나드는 KTX시대를 맞고 있음에도
예전 증기를 뿜어대던 칙칙폭폭 기관차에 대한 향수를 갖고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움'이라는 단어만으로 함축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긴 있는데 설명하기는 쉽지가 않다.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 24일차에 사리아(Sarria) 도심지를 막 지나 
처음으로 철길 건널목을 건넜던 기억이 오랫동안 남는 것도 그 무언가중 한가지일게다.

현존하는 방콕 근교 매끌렁 이나 타이페이 근교 스펀의 철길 시장도 나름 흥미로웠는데
한국에도 최근까지 그런 곳이 있었다는게 이채롭다. -물론 지금의 상권같은 형태는 아니었겠지만-


군산 경암동 철길마은 일제 강점기 시절 바다였다고 하는데
바다를 메워 만든 땅에 방직공장이 세워졌고
가난한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 들면서 속칭 판자촌이 형성됐다.

이후 1944년경 판자촌 사이로 철길이 놓이면서 (군산역에서 경암동까지 2.5km구간)
철길의 이름은 ‘페이퍼코리아선’으로 불렸다 하는데
신문용지 제조업체 ‘페이퍼코리아’사의 생산품과 원료를 나르는데 주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철길은 2008년에 멈췄고 (1944년 4월4일 운행시작 2008년 6월까지 하루 두차례 운행)
지금은 진포사거리에서 연안사거리까지 약 400m의 지역이 잘 보존되어 있다.

집사람과 함께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철길 옆 다양한 점포들 사이를 거닐며 
나의 어린시절을 소환해 보았던 어느 늦가을 월요일 아침이였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202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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