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술을 먹다가 작년에 본 영화 '남과여: 여전히 찬란한(2019)'에 대해 얘기했더니
그 옛날 보았던 '남과여(1966)'를 나보다 더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개봉은 1979년이였는데 낮술에 취해서 찾았던 영화관에 관객이라곤
우리 둘과 여러 칸 건너 앞줄에 앉아 있던 또 한 사람 그렇게 셋 뿐이였다.
영화 내용은 어렴풋하지만 그 썰렁했던 공간을 메꾸어 주던 음악의 색다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톡톡 튀는 경쾌함과 발랄한 감성적 사운드의 도입부는 나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음악이 엔니오 모리꼬네에 버금 갈 만한 영화음악의 거장
프란시스 레이 (Francis Lai)의 작품이였다는 것은 한참을 지나서야 알았다.
감독 '끌로드 를르슈' 와는 30편이 넘는 영화를 함께 했다 한다.
'남과 여' 1편이 1966년, 2편 '남과 여 20년 후'가 1986년,
그리고 3편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이 2019년에 제작되었으니
3편이 나오기까지는 첫 작품으로 부터 5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 작품을 위해 은퇴했던 남여 주연배우는 물론
전작에서 아들과 딸로 나왔던 배우들까지 캐스팅했다니 감독의 집념 또한 대단하다.
3편 영화를 계기로 1편, 그리고 한국에서는 개봉되지 않았던 2편까지 찾아서 다시 봤다.
남과여 1편은 1966년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관심을 끌었는데
한국에는 한참 늦은 13년이나 지나서야 개봉되었던 걸 보면
그 당시 한국인의 정서상 관심을 끌 수 있는 영화는 아니였나 보다.
사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아쉬움으로 이어지는 진부한 내용이지만
세월의 덧없음만으로도 상념에 잠기게 하는 영화다. 무려 반세기를 이어 왔다는게 경이롭기도 하다.
영화에서 그들이 처음 만난 날은 1965년12월19일밤 이였다.
'남과 여'시리즈
감독: 끌로드 를르슈 / 출연: 장-루이 트린티냥, 아누크 에메 / 음악: 프란시스 레이
남과 여 포스터
2021. 2. 11.
공지영 장편소설 '먼바다' (0) | 2021.05.24 |
---|---|
김완 " 죽은 자의 집 청소 " (0) | 2021.04.19 |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0) | 2020.08.12 |
'로라 던'이 어머니 역을 했던 영화 두 편 (0) | 2020.07.22 |
영화 '람보:라스트 워' (0) | 2020.07.0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