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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그리고 커피향과 시작하는 아침

사진이 있는 이야기

by 僞惡者 2021. 3. 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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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커피를 내리고나니 원두가 이틀 정도 분량만 남았다.
생두를 볶을 때가 됐다.
커피는 집사람과 하루 한 번 아침 식사 때 마시는게 일상인데  
보통 30g을  갈아서 연하게 머그컵 2잔 정도를 내린다.
한 번에 200g의 생두를 볶으니까  7일 정도 주기로 로스팅을 하게 되는거다.

오늘은 케냐산 생두를 볶기로 했다.
나는 케냐산과 에디오피아산 1kg을 각 1개씩 구매해 번갈아서 쓰고 있다.
새로 구입한 김훈의 장편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을 한시간 정도 읽다가 
책장을 덮은 후 실행에 옮긴다.
우선 커피를 볶기 위해 로스터기를 베란다에 놓고 예열을 시키면서 창문을 연다.

기미년 삼월 일 일 정오 /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 독립 만세 / 태극기 곳곳마다 ~....
오늘은 102주년 삼일절지만 우천 관계로 태극기는 내걸지 않았다. 
천주교에서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200주년 탄생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내리는 보슬비를 느껴 보려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자마자
얼굴에 와 닿는 물먹은 공기가 이제 차갑지 않다.
봄이 우리 곁으로 왔음을 실감한다.
깊은 호흡과 함께 폐부 깊숙히 빨려 들어온 공기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한다.

생두가 볶아지며 발산하는 연기 머금은 냄새가 점점 더 짙어지면서
좁은 베란다를 채우고 있는 습하면서도 구수한 묘한 향취가 후각까지 기분좋게 하고 있다.

봄비와 커피향, 그리고 KBS FM을 통해 흘러 나오는 익숙한 소리들..
달콤하게 시작하는 일상의 하루다.

커피 볶아지는 모습
202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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