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커피를 내리고나니 원두가 이틀 정도 분량만 남았다.
생두를 볶을 때가 됐다.
커피는 집사람과 하루 한 번 아침 식사 때 마시는게 일상인데
보통 30g을 갈아서 연하게 머그컵 2잔 정도를 내린다.
한 번에 200g의 생두를 볶으니까 7일 정도 주기로 로스팅을 하게 되는거다.
오늘은 케냐산 생두를 볶기로 했다.
나는 케냐산과 에디오피아산 1kg을 각 1개씩 구매해 번갈아서 쓰고 있다.
새로 구입한 김훈의 장편소설 '달 너머로 달리는 말'을 한시간 정도 읽다가
책장을 덮은 후 실행에 옮긴다.
우선 커피를 볶기 위해 로스터기를 베란다에 놓고 예열을 시키면서 창문을 연다.
기미년 삼월 일 일 정오 / 터지자 밀물같은 대한 독립 만세 / 태극기 곳곳마다 ~....
오늘은 102주년 삼일절지만 우천 관계로 태극기는 내걸지 않았다.
천주교에서는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200주년 탄생을 기리는 날이기도 하다.
내리는 보슬비를 느껴 보려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자마자
얼굴에 와 닿는 물먹은 공기가 이제 차갑지 않다.
봄이 우리 곁으로 왔음을 실감한다.
깊은 호흡과 함께 폐부 깊숙히 빨려 들어온 공기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한다.
생두가 볶아지며 발산하는 연기 머금은 냄새가 점점 더 짙어지면서
좁은 베란다를 채우고 있는 습하면서도 구수한 묘한 향취가 후각까지 기분좋게 하고 있다.
봄비와 커피향, 그리고 KBS FM을 통해 흘러 나오는 익숙한 소리들..
달콤하게 시작하는 일상의 하루다.
커피 볶아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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