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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면서

책 그리고 영화

by 僞惡者 2021. 12. 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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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 '닥터 지바고(1965)'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럼 찾아서 보는 수 밖에.
런닝타임이 무려 3시간 20분이나 된다.
어! 그런데 광활하게 펼쳐지는 해바라기 영상이 보이지 않는다.
노란색 수선화 -그 역시 넓은 영역을 아우르며 피어있긴 했다-만 보였다.
난 항상 라라의 테마와 함께 소피아로렌, 그리고 해바라기 밭을 연상해서 기억해 왔다.
그런데 아니었다, 여러 조각이 뒤엉킨 기억의 오류를 
닥터 지바고 영화를 다시 본 오늘에야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었다.
소피아로렌의 '해바라기'는 시간 내서 다시 한 번 봐야겠다.

참 아픈 사랑이다.
시인이자 의사인 '유리 지바고'와 사랑하는 두 여인 "라라'와'토냐' 그리고 이복동생과의 삶들 속에는 
전쟁과 러시아혁명이라는 시대적 격변기가 있다.
형이 죽고 세월이 지난 후 한 여인의 과거를 기억시켜 핏줄을 확인해 보려하는 
이복동생 '예브그라프' 얼굴에서는 형, 유리 지바고에 대한 회한이 읽혀진다. 
그는 회상한다.  형을 존경했지만 훌륭하다고 생각지는 않았던 시절이 있었음을....
라라와의 불륜을 바라보는 지바고의 부인 토냐의 가슴앓이 역시 애잔하다.

대부분의 계절적 배경은 겨울이다.
그들의 삶 역시 춥다. 가끔씩 등장하는 푸르른 계절은 짧다. 행복은 순간이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내면에 갖고 있던 사랑은 따뜻했고 영원했다. 주제곡의 감미로움 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위화'의 소설 두편이 오버랩됐다.
소설 '인생'에서 주인공 푸구이가 납치되다시피 전쟁터로 끌려갔듯 
지바고 역시 가정을 위해 라라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 납치되어 전쟁터로 끌려간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생각과는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만다.

대하소설 '형제'에서 송강, 이광두 의붓형제의 삶도 아프다.
문화대혁명이라는 미명하에 완장찬 홍위병들에 의해 자행되는 암흑의 시대를 살아가는 형제의 모습을 
영회속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에서 다시 소환해왔다.

유리 지바고와 예브그라프의 가족애에도 혁명이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야 만다.
혁명은 민중의 적인 기득권의 타파다. 그리곤 민중의 해방을 외친다.
과정 속에 인간의 사유와 감성은 사치로 배척당한다. 기본권까지 말살 당한다. 
라라의 남편이자 혁명가 '파샤'는 '러시아에서 개인은 죽었다' 고 말한다.
그 성공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또 혼돈이다. 
어쩌면 더 혹독한 겨울과 어둠이 그 카오스의 끝일 수도 있다. 결코 유토피아는 아니었다.

가슴시렸던 영화 '닥터 지바고' 
2015년 타계한 배우 '오마 샤리프'의 젊을 때 모습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영화 '닥터 지바고' 캡쳐화면
2021. 12. 29.

전쟁터에서 탈영하는 유리지바고의 모습

전쟁과 혁명으로 피폐해진 마을의 모습들, 
혁명 집권 세력들이 이런 모습들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하던 내용의 영화가 있었는데..

내가 기억하던 해바라기가 아니란 수선화가 피어 있는 모습

영화 중간에 막간이 있는게 재미있다. 예전 상영시간이 길었던 영화들이 전부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하기사 예전에는 영사기에 필름을 교체하기 위한 막간의 시간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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