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로커 (Broker)"

영화 '브로커<감독: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송강호,강동원,배두나,이지은(아이유),이주영/2022>'가
6.8일 개봉됐다. 배우 송강호의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 쾌거와 함께 흥행에도 대박이 나길 바란다.

"버려진게 아니라 지켜진거야."
일이 잘 풀렸으면(?) 우성이의 좋은 양부모가 될 수도 있었을 진정성 있는 젊은 부부의 말이다.
최근 종방된 JTBC 드라마 '서른아홉'에서 차미조(손예진 분)의 양부모 처럼
따뜻한 사랑을 주었을거라는 확신이 드는 한마디다.

브로커들이 아기 우성이를 인신매매하려던 계획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 실패로 돌아갔지만
향후 우성이를 매개로 한 더 많은 구성원들이 따뜻한 공동체를 이룰 것이라는 예감을 해본다. 
아마도 그들중 일부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이루며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1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2018)'이 생각났다.
원제는 '万引き家族' , 도둑은 맞는데 도둑보다는 좀 귀여운 느낌? 좀도둑? 소매치기? 그런정도...
영어 제목은 'Shoplifters', 가게 물건을 슬쩍하는 사람으로 해석되는데 영화의 주인공들 직업과 같은 뉘앙스다.
피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사연 많은 구성원들이 모여 도둑질등으로 살아가며 벌어지는 일들인데
비록 비극적 결말로 끝은 나지만 
혈연의 틀에 갇힌 가족과는 다른 가족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다.
물론 처음에야 이해관계적 필요성에 의해서 결합될 수도 있겠지만 
'살면 정든다'고
가족 못지않은 따뜻하게 흐르는 인간애는 윤리적 규범의 틀에 구속된 가족애보다 더 자유롭고 폭넓게
사랑에 대한 확장의 영역을 넓힐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영화 브로커에서도 보육원 출신 동수(강동원 분)가 의도치 않게 만난  5명의 가족 구성 이야기를 꺼내자
우성이 엄마 소영(이지은 분)은 이상한 가족이라며 회의적 반문을 하기도 한다.
소영이가 말하는 '이상한 가족'과 영화 '어느 가족'에서의 가족은 닮은 점이 있다.
사회적 통념상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두편의 영화를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추구하는 가족의 개념에 대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그의 가족애에 대한 영화로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도 있는데 나중에 포스팅해봐야 겠다.

영화의 내용은 네이버 영화편에 소개된 정도로 했으니 스포일러는 아닐테고
살인자 아들로 만들지 않기 위해 우성이를 버린다고는 하지만 결코 우성이가 용서하지 않을 거라 말하는 소영,
소영이가 한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할때
사회적 약자, 버림받고 살아온 그들로서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 보는 말일수도 있을텐데 
어떤 심정으로 존재의 가치에 의미를 부여하며 받아들이고 싶었을까?

기생충에서 처럼 상현(송강호 분)은  사라지고 만다. 소식을 아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차안의 룸미러에 매달려 흔들리는 5명이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통해 그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지할 수 있다. 항상 너의 곁에 있다는 암묵적 전달이다.
홍보 포스터의 문구 "이제, 우리랑 행복해지자' 처럼 그 역시 한 가족의 구성원이다.

비가 쏟아지는 어둠 짙은 산동네를 올라가며 시작되는 불길한 예감과는 달리 
결말은 희망의 메시지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음악도 좋다. 정재일 감독이 맡았다.

영화 '브로커' 포스터
2022.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