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남산이라고 해야 할 지 금봉산이라고 해야할 지 헷갈린다.
'극락보전'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좌측의 '창룡사'의 안내판 역할을 하는 비석에서 조차
금봉산과 남산을 혼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정식 명칭은 '남산(南山)'이지만 예전에 봉황이 살았다 하여 '금봉산(錦鳳山)'이라고도 불린다하는데
운치야 금봉산이란 명칭이 당연히 좋지만, 그리고 최근들어 사용빈도도 많아지고 있긴한데
헷갈림을 피할 수 있는 장치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시민 여론을 통해 명칭을 통일시키는 것도 한 방법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국민학교 시절 창룡사는 봄 가을 찾던 소풍지의 한 곳이었던 기억이 어렴풋 하긴 한데
그 역시 정확하지는 않다. 소풍을 갔으면 보았을 절이라던가 주변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으니 말이다.
한 때는 크게 번창했던 사찰이였지만 이제는 옛자취가 사라진 창룡사에 대해서
비석에 새겨진 내용을 그대로 옮기며 화려했을 예전의 모습들을 상상으로나마 그려본다.
금봉산 창룡사
소재지 충주시 직동 366
금봉산 중턱에 자리잡은 창룡사는 新羅(신라) 文武王(문무왕) 당시 원효대사가 충주 고을을 지나던중
한 객주에 머물면서, 꿈을 꾸었는데 푸른 용이 여의주를 물고 희롱하는 것을 보고 하염없이 쫓아가니
목이 매우 탔다. 주의를 두리번 거리다가 아름다운 한 낭자를 보았는데 그녀가 표주박에 물을 떠주면서
'이 곳이 참 좋지요'했다. 그런데 물 맛이 꿀과 같았다.
곧 꿈을 깨 관음보살님의 현몽인줄 알고 신기로움에 實地(실지)를 찾아 나섰는데 지금의 절 터에 이르러
꿈과 같음을 보고 절을 지어 부처님을 모시고 蒼龍寺(창룡사)라 했다.
그후 高麗襪(고려말)에 懶翁禪師(나옹선사)가 중창하였고, 조선 선조때 팔도도총섭인 서산대사가
수석하면서 산이름을 남산이라 고쳐 부르고 거듭 중창하니 그 규모가 대단하였다.
그러나 1870년 당시 충주 목사 조병노가 여러 전각을 헐어 병사들의 거처인 수비청을 짓는 바람에
요사 한 채로 겨우 명목을 유지해 오던 중 1905년 청신여 박씨의 원력으로 법당을 세웠으나 늘어나는
신도들을 수용하기엔 비좁았다. 그 후 응해, 도관, 도경, 각능, 각원, 대명, 정도스님 등이 주지로 부임해
머물면서 거듭가람을 가꾸어 왔으며 1993년 당시 주지인 각원스님의 원력으로 현재의 본당인 극락보전을 신축하고, 정도스님이 요사채를 신축 및 증축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대한불교 조계종 남산 창룡사
창룡사
2023. 6. 27.
주차장은 넓다. 차를 세운 후 축대 중앙에 있는 계단을 통해 사찰로 올라갈 수 있다.
'극락보전'이다. 이 위치에 불전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1870년(고종 7)에 당시 목사 조병로(趙秉老)가 충주 구 세무서 자리에 수비청(守備廳)을 세우기 위하여 불전(佛殿)을 철거하였는데 수비청은 그 뒤 창룡사 주지 김추월(金秋月)이 다시 뜯어다가 현 대원사(大圓寺)를 짓는 데 사용하였다하니 불전의 규모가 상당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극락보전 올라가는 계단 좌측편의 안내판 역할을 하는 돌비석과 내용
극락보전의 모습들이다. 닫혀있는 문을 열고 내부도 들여다 보고 싶었지만 허용이 되는 건 지도 모르겠고 결국 외부만 사진으로 담았다.
'충주 창룡사 다층청석탑' 이다. 높이 35센티미터의 화강암 탑신석 위에 9층의 점판암제 옥개석이 올려져 있다.
평면 정사각형이며 초층 및 2층 옥개석 하면에는 연판문이 장식되어 있고 그 이상은 각형 층급받침을 새기고 있다.
충주 지역에서는 다른 예가 없으며 전국적으로도 몇 기 안되는 청석탑으로 규모는 작으나 공예품과 같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충청북도 문화재자료 제56호로 지정되었다.
창룡사 우측 뒷편으로는 남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산로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는 식수 오염으로 인해 현재는 폐쇄되었다. 등산객들은 후방 200m 지점에 있는 등산로를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있다.
이젠 가을 코스모스가 무색하다. 사찰 우측 편 길가에는 더위에 지친 듯 보이는 코스모스가 시야를 사로잡았다.
주차장 옹벽 밑에는 조그만 밭이 보이는데 사찰에서 재배하는 듯 하다. 밭을 중앙으로 하여 차량은 좌측길로 올라오고 우측길로 내려가라는 일방 통행 안내가 있다.
창룡사로 진입하는 초입 (창룡사에서 700여미터) 도로 아래 편으로는 카페가 있다. '느리게걷기'라는 입간판이 있는데 2년전쯤 들려서 커피 대신 맥주(병맥)을 한 잔 했었다. 실내 공간은 상당히 넓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곳까지 커피를 마시러 오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될까 하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 때 난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그 중 지인의 딸이 좋은 곳으로 추천을 하며 안내를 했던 곳이였다. 창룡사로 올라가는 길인지는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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