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르타'는 레지오 회합 후 자매님 한 분과
'한라산아래첫마을영농조합법인'을 찾아가 점심식사를 했다.
메밀꽃이 한창일 무렵 내가 딸과 다녀와서 함께 못 가 아쉽다고 설레발을 쳤던 곳이다.
여기서는 채 20km가 안되는데 자매님은 깜짝 놀라며 먼거리라고 했단다.
서귀포생활자가 제주시내에 가는건 1년중 손꼽을 정도라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기억도 있다.
그래봐야 거리상으로는 50여km 남짓인데 말이다.
육지와는 다르게 섬이라는 한정된 작은 공간을 세분화해 살면서 생긴 거리감이 아닐까 싶다.
자매님은 남편과 함께 한달살기로 제주에 와서 3년째 머물고 있다는데
지금은 부부가 일자리까지 얻었다니 그냥 제주 사람이 된 듯 싶다.
비싼 연세에 돈도 안 벌면서 제주에 온 우리를 보고 '노후 자금 많이 마련했나 보다'라고 했다는데
벌어 논 것도 없이 내 주장만 밀어 붙여 여기까지 온 나로서는 할 말을 잊게 한다.
며칠전 '산방산유람선'을 탔을 때 갑판에서 내 옆에 있던 동년배쯤 되는 남자 분이 서울에서 왔다며
어디서 왔는 지를 물어 왔을 때 '일년살기'라는 나의 답변은 궁금증을 자아냈나 보다.
일은 어떻게 하시냐는 질문에 '그냥 논다'라는 답변이 왠지 성의 없는건 아니었을까 자문해 본다.
사회적 통념상 아직은 '논다'라는 의미의 부정적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될 듯 싶어서다.
'태풍 콩레이가 중국 상하이 인근으로 북상하면서 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관측 120년 만에 처음으로 11월에 태풍 영향권에 든건데,...'
오늘 기상 뉴스다. 태풍하면 제주도야 빼 놓을 수 없겠지! 집중해서 보게 된다.
밤새 내리는 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바람이 세지 않아 조용히 내린다는 것이다.
오늘 '마르타'는 제주 시내에 나갔다.
충주에서부터 줌으로 영적독서를 함께 하는 자매님이 제주 '노형성당'분인데 만나고 싶어 해서다.
비가 와서 운진항버스터미널까지 차를 태워주곤 집에 들어 왔다.
여기서부터 제주시내의 중심가인 노형동까지는 40여km다.
자동차로는 50분, 급행버스로 버스 타는 시간만 1시간이 걸린다.
한달을 살면서 같이 제주공항만 6번을 갔다. '마르타'는 거기에 더 해 3번을 더 제주시내에 나갔다.
많이도 다녀 왔다.
제주에 사는 동안은 멀다는 인식으로 받아드려야 할 장거리 개념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 싶다.
오늘도 여행자의 모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 하니 말이다.
차창 밖으로 바라 본 비오는 운진항 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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