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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117일차-나를 제외한 3명이 술모임을 가졌단다.

노부부 제주1년살기

by 僞惡者 2025. 1. 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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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와서 미세먼지가 가장 심했던 날이었는데
마라도도 시야에서 흐려져 어슴프레 윤곽만 가늠할 수 있을 정도 였다.
밖에 나가기가 귀찮아 집에서 뒹굴며 TV도 보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사이 '마르타'는 해변을 걸었고 병원에 들렸다가 성당 교우분과 '자구내포구'까지 드라이브도 했다.
올 때는 대정에 있는 한옥카페 '미쁜제과'에서 '팥깜빠뉴'를 사왔는데  그냥 먹어도 맛있었다.
빵이 맛있기로 이름난 집인데 나도 한 번 들려봐야 겠다.

늦은 저녁 '요한형제님'과 영상통화를 했다.
분기에 1회 정도 모이던 '성당oo 4인방' 술모임을 오늘은 나를 빼고 3명이 했단다.
불그레 취기 있는 얼굴들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함께 자리를 못하는게 아쉽기도 하다.
매일 먹는 술이긴 하지만 오늘도 역시 자기 전에 맥주라도 1캔 해야겠다.

뉴스에서는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하루종일 시끄러운 하루였다.
국가와 국민의 근간이 되어야하는 '법'이 진영의 논리로 양분화되면서 결국 사단이 나고야 말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떤 방향으로든 국면전환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또 그래야만 한다.  

읽고 있는 책 '김훈' '허송세월'에서 작가가 인용하려 했던 본질과는 다소 다르지만
'법'에 대한 내용이 왠지 지금의 현실과 생각의 궤를 같이 하는 부분이 있어 올려본다.

법의 적용과 집행이 법으로서 정당한 것이라 해도 , 이로써 인간 세상에 정의가
구현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중략)
확실치 않은 것을 확실하다고 믿을 때, 한쪽 둑을 막으면 다른 쪽 둑이 무너지고,
꿰맨 자리가 계속 터지고, 터진 자리에서 또 다른 문제가 쏟아져 나온다. p283

법에 의해서 인간이 땅 위에 정의를 구현한다는 생각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정의롭겠지만, 이 세상의 많은 부분은 법의 테두리 밖에서 전개되고 있다. p283

작가는 이 세계의 불완전성을 이해 하는 것만으로는 해결 할 수 없지만 
그 불완전성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사람은 세계와 인간을 대하는 마음에서 
겸손과 수줍음과 조심스러움을 갖출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를 상실할 때 불완전한 세계 위에 지옥을 완성하게 되는데 
그 지옥의 이름이 '파시즘'이라고 했다.   

김훈 '허송세월'
202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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