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윤희에게'
기차는 황량한 겨울바다를 차창으로 보여주며 달린다. 그리곤 오타루의 어느 마을. 마치 터널을 빠져 나오면서 시작되는 설국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영화에서 기차가 달리는 장면이 여러번 나오는데 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멀리 떠나고픈,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구? 경적을 울리며 기차가 떠나간 자리, 철로는 늘 공허하기만 하다, 감당할 수 없는 사회적 현실에 커밍아웃보다는 도피를 선택한 그들의 결정이 옳았다고 말해야 할까? 그리움과 외로움으로 점철된 20여년간의 피폐한 삶은 결코 보상이 될 수 없었다. '겨울의 오타루엔 눈과 달, 밤과 고요뿐이거든 너도 마사코 고모와 나처럼 분명 이 곳을 좋아할 거야.' 윤희에게 보내는 쥰짱의 편지 내용 속에서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단면을 엿 볼 수 있다. '눈이 언..
책 그리고 영화
2020. 1. 15. 12:51